"참 부끄러운 일"... <범죄도시4> 상영점유율 82%, 역대급
[성하훈 기자]
▲ 지난 24일 개봉한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4'가 28일에도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누적관객 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영화관에 범죄도시4 포스터 모습. |
ⓒ 연합뉴스 |
<범죄도시4>의 스크린 싹쓸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는 개봉 첫날 82만을 기록했고 개봉 5일째인 28일 누적 425만을 기록하며 400만 돌파로 첫 주말을 마감했다. 했다. 손익분기점인 350만도 가볍게 넘어섰다. 상영점유율은 27일 82%, 28일 81.8%를 기록했다(출처 :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문제는 상영점유율 82%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 극장이 <범죄도시4>만 상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일요일 1위 <범죄도시4>가 하루 104만 관객을 기록했으나, 2위 <쿵푸팬더4>는 4만 관객이 찾아 1위와 2위의 격차가 100만이었다.
최근 천만 영화가 된 <서울의 봄>이 최대 상영점유율 61.1%를 기록했고, <파묘>의 경우는 59.9%였다. 범죄도시 시리즈 중 천만을 넘긴 <범죄도시2>는 71.5%, <범죄도시3>은 70.3%의 최대 상영점유율을 기록했었다.
27일~28일 주말 이틀간 ▲하루 1만 이상 관객 ▲1천 회 이상 상영 ▲공급 좌석 10만석 이상 3가지 조건을 채운 영화는 <범죄도시4>와 <쿵푸팬더4>가 유일했다. 일반적으로 4~5편 정도가 이 조건을 채우던 것에 비하면, 하루 최대 1만 7천 회 이상 상영에 공급 좌석만 260만 석에 달한 <범죄도시4>의 스크린 독과점은 심하다.
멀티플렉스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제기한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아무리 개봉하는 영화가 없는 비수기라고 하더라도 <범죄도시4>가 상영점유율 82%, 매출액점유율 95%를 차지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신자유주의 현실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며 "한국영화의 다양성이 점점 죽어가고, 그렇게 해서 한국영화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말도 이제는 사치처럼 들린다"라며 "독점도 이런 독점은 없다. 당연히 규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 서울시내 한 극장의 27일 토요일 <범죄도시4> 상영시간표 |
ⓒ 성하훈 |
코로나19 이후 영화산업 위기 속에 스크린독과점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무뎌진 사이, 스크린독과점은 거대한 괴물로 성장한 모양새다. 영화관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론을 내세우면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묵과되던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영화관들의 경영 환경이 상당히 개선된 가운데, <범죄도시4>가 역대 최대급 수준의 상영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한 영화의 나 홀로 스크린 독식은 공정성을 상실한 범죄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긴 시간 꾸준하게 지적해온 최광희 평론가는 개인 SNS에 올린 글에서 "<범죄도시4>에 관한 한 영화의 완성도와 주제 의식을 논하는 건 의미 없다"라며 "상영 점유율 82%가 말해주듯, 이미 시장은 이 작품 역시 천만(을) 넘기기로 결정했고 따라서 그 정해진 영업 행위에 평론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비판했다.
민병훈 감독도 "한 영화가 상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극장 상영표를 마주하면 한마디로 영화 만드는 게 무기력해진다"며 "영화를 액자에 넣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범죄도시4>는 과도한 스크린독과점에 힘입어 사실상 천만을 '예약한' 분위기다.이런 추세라면 연휴가 끼인 5월 첫 주말까지 800만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지적한 책 <한국영화 죽이기> 저자인 배장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상임이사는 "궁극적으로 스크린 독과점은 영화산업을 좀먹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해 영화의 향유권 및 다양성을 침해하고 신규 인력의 영화계 진입을 가로막는 등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봉 시기를 4월 말로 정해 비수기 전략을 택한 데 대해서도 "비수기 전략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5월 1일 노동절, 5일 어린이날, 6일 대체 공휴일로 이어진다"며 "비수기 공략이라기보다는 황금 주간에 스크린을 독과점해 천만 영화 기반을 쌓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 홍준표 시장, '고담 도시' 완결판 만들려는 것인가
- '많이 듣겠다'더니... "윤 대통령이 85% 말했다"
- "난 희생양" 김광호 항변에... 재판부 "사고 나야 대책 세우나" 질타
- 누구인지 모를 이들이 우리 집에 다녀갔다
- 돈 많은 죄... 평생 모은 것 다 주고도 남편은 살리지 못했다
- 총선 다음날 "류희림 고발사주 수사 진행중" 문자보낸 경찰, 왜?
- 윤 대통령, 변하지 않았다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화무십일홍
- 72시간 농성 조희연 "학생인권조례 폐지, 윤석열·이주호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