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영]'탱크의 시대' 종말 알린 우크라 전쟁

이현우 2024. 4. 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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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현존 최강의 전차라 불리는 미국이 지원의 에이브람스 탱크를 최전선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히면서 전세계 방산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위성통신망인 스타링크 시스템과 여기에 연계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자동표적 공격 시스템을 미군에서 지원받아 그동안 효과적 방어를 펴왔던 우크라이나군의 전략도 러시아의 저가 드론 대공세 앞에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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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현존 최강의 전차라 불리는 미국이 지원의 에이브람스 탱크를 최전선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히면서 전세계 방산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에서 사들인 막대한 양의 저가 무인기(드론)로 탱크부대를 압도하면서 에이브람스 탱크는 무용지물이 됐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노획한 우크라이나 탱크가 전시 목적으로 모스크바에 이송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최전선은 이미 드론들의 공방전으로 탱크는 이동 자체가 어려운 전장으로 바뀌었다. AP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탱크들이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전선을 공격하거나 통과할 수 있는 지상의 공간이 더 이상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서방의 지원 속에 주로 첨단무기를 통한 ‘질’로 승부를 보는 우크라이나군에 대응해 러시아는 압도적인 ‘양’으로 공세하고 있다. 위성통신망인 스타링크 시스템과 여기에 연계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자동표적 공격 시스템을 미군에서 지원받아 그동안 효과적 방어를 펴왔던 우크라이나군의 전략도 러시아의 저가 드론 대공세 앞에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자폭 드론은 물론 AI와 통신장비를 교란시키기 위해 최전선 지역에 수천대의 드론을 한꺼번에 투사하는 전술을 취하고 있다. 이 드론들이 쉴새없이 돌아다니며 하늘을 뒤덮으면서 표적이 너무 많아진 AI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탱크는 조금만 움직여도 소형 정찰 드론들이 이를 파악해 러시아군 진영에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곧바로 자폭 드론이나 전투기 폭격으로 파괴된다. 전선을 돌파해야할 탱크가 이동조차 못하면서 그야말로 고철덩어리로 변한 것이다.

전쟁 초반까지만해도 러시아가 전략 실패로 탱크를 무더기로 잃는 뉴스가 쏟아졌지만,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탱크를 잃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개전 이후 러시아가 2900여대의 탱크를 잃는 동안 우크라이나 탱크도 800대 가까이 파괴됐다. 미국에서 지원해준 에이브람스 탱크 31대 중 벌써 5대가 날아갔다.

가뜩이나 서방의 지원이 줄어든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크나큰 손실이다. 에이브람스 탱크는 1대에 1000만달러(약 138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다. 이에 비해 이 탱크를 요격하는 러시아의 자폭 드론은 탱크 장갑을 파괴하는 관통용 탄두 가격까지 합쳐도 2만달러 안팎이다.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글자그대로 500대 1의 가성비가 나오는 셈이다.

이렇게 높은 가성비를 보이는 드론의 또 하나의 장점은 별도의 발사 기지가 필요없다는 점이다. 소형 드론의 경우에는 트럭 한대 분량의 발사대에서 수십대씩 드론을 띄우거나 군인들에게 각각 발사대와 드론 1기씩만 나눠주면 전선 어디서나 쏠 수 있다. 미사일기지나 방공망 포대처럼 집중된 시설이 없다보니 전투기로 요격이 불가능하다. 전투기의 지상 공습으로 방공망을 깨트리고, 이후 기갑부대로 전선을 돌파하는 재래식 전법이 더이상 쉽게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새로운 드론 전쟁의 양상은 그동안 탱크와 전투기, 미사일 방공망 체제에 익숙해있던 세계 각국에도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래식 전력만 쌓아 배치하고, 훈련만 반복하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육군 전력 상당수가 탱크와 기계화부대로 구성된 한국도 새로운 드론 전장의 환경에 맞춘 체질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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