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른 마음인가

김영균 2024. 4. 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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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섭 전남도의원


올해 초 ‘최근 전남 여수시 청년 인구는 6만1300여명(전체 인구 대비 22.5%)에서 8만6600여명(31.8%)으로 2만5300여명이 증가했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 보도자료의 문장만 보았을 경우 좋은 소식임이 분명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청년인구가 실제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여수시가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하면서 청년 나이 상한을 39세에서 45세까지로 늘리면서 청년의 기준이 높아져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었다.

전남 제1의 도시였던 여수지만, 통계청의 '국내인구 이동'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청년인구 누적 순유출은 여수시(3만7868명)로 전남 22개 시군 중 가장 많았다.

그에 반해 여수시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2022)에 따르면 여수시 청년 45.6%가 여수시내 일자리를 희망했고, 일자리 지역은 상관없다고 35.9%가 답했다. 또 여수시 청년에게 필요한 주거 관련 정책으로 주택공급이 52.3%, 주거비 지원이 42.9% 순으로 응답했다.

여수시의 청년들이 지역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수시 주거 관련 정책이 청년들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청년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취업자 주거비 지원, 신혼부부 다자녀가정 보금자리 지원,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이자 지원 등을 확대 추진해 청년 주거비 부담을 계속적으로 완화시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이어 여수시는 한 중견 건설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0원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건설업체는 정부가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를 규제 없이 자체적으로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완화 방침을 발표하며 하루아침 여수 한 아파트를 청년 임대주택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하면서 사회적 약속을 어기고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여수시가 추진 중인 청년·신호부부 ‘0원 임대주택’ 사업은 시작도 전에 중단 위기에 처했으며, 이 건설업체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이 건설업체는 여수시에 1985년 5월을 시작으로 지난 40여년 동안 23개 단지 1만7986세대의 공공임대 아파트를 건설해 왔다. 이는 여수시 전체 공동주택의 23.6%를 차지한다.

이 건설업체는 여수시로부터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로 인해 지역 주택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며,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이러한 경제적 이익과는 별개로, 여수지역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다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지역사회 또는 지역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파생되는 이윤과, 고용창출, 환경, 사회공헌, 재투자 등이 모두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고 지역사회는 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문제는 기업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기업도 함께 맡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건설업체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상생을 통해 진정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상생과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운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 건설업체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지역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여수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여수시와의 사회적 약속을 지키고 여수시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여수시와 부영 자체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여수시 지역사회를 존중하며,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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