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해양올림피아드…“지식 NO, 인간·바다 녹여내는 창의력이 핵심” [D:로그인]

장정욱 2024. 4.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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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재단, 인간과 바다 주제 경진대회
미래 세대 바다·해양 관심 유도 목적
수상자 해외 연수 등 사후 관리도
“해양인 10년 염원, 세계로 뻗어나가길”
한국해양재단이 지난해 진행한 해양문화대장정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해양재단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올림피아드(Olympiad). 본래는 ‘올림픽’을 의미하는 단어다. 요즘에는 체육 분야 이외 각종 경진 대회를 올림피아드라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수학 올림피아드, 과학 올림피아드 등이 있다.

한국에서 최초로 해양올림피아드를 개최한다. 해양 전반을 주제로 하는 올리피아드로는 세계 최초이기도 하다.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해양재단(이사장 문해남)은 “인간과 바다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미래 세대들의 지적 향연”이라고 소개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해양올림피아드는 어린 세대들이 바다(해양)를 더욱 가깝게 느끼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바다에 관심을 두고, 관련 산업과 문화, 환경 등을 궁금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중학생이라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고, 주제도 제한하지 않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올림피아드가 열리는 상황에서 또 다른 올림피아드를 개최할 필요가 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국해양재단은 지식 경연 방식의 일반 올림피아드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해양재단 관계자는 “일부 성적 좋은 학생들이 실력을 뽐내는 방식의 경연이 아니라 그야말로 제한 없이 바다와 관련한 창의적 상상력을 뽐내도록 하는 장(場)”이라며 “일부 학생들만의 경쟁보다는 모든 학생이 바다라는 주제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으로, 때론 문제의식으로 그들만의 이야기 주제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양올림피아드는 사실 10년간 고민의 결과물이다. 바다, 해양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10여 년 전부터 올림피아드의 필요성을 인식, 한 땀 한 땀 기워 만든 게 이번에 결실을 봤다.

한국해양재단은 “그동안은 해양 교육에 대한 인식과 기반이 제대로 영글지 않았고, 또한 전국 대회를 치를만한 예산 확보가 어려워 매번 좌절됐다”며 “지난해 해양 교육과 해양 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해양재단이 해양교육센터로 지정됐고,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해양 교육이 가능하게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재단이 10여 년간 노력한 덕분에 다양한 해양 관련 교육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밑거름 삼아 이번 해양올림피아드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특히 문해남 이사장 취임 후 해양, 해운 관련 기업과 기관들에 올림피아드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활동에 관한 필요성을 역설했고, 국내 대표 해운선사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출연한 사회공헌 기금으로 사업에 필요한 예산도 확보할 수 있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국내 최초로 개최하는 '2024년 청소년 해양올림피아드' 홍보 포스터. ⓒ한국해양재단

1차 예선 거처 60명 본선 진출…최종 27명 선발

올림피아드에는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재)바다의품 ▲전국해양학교수협의회 ▲(사)한국해양교육연구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사)한국해양학회 ▲한국해양한림원 ▲국립부경대학교 ▲국립목포해양대학교 ▲국립한국해양대학교 등이 함께한다.

참가자는 일반 중학생은 물론 학교 밖 청소년과 가정학교(홈스쿨링) 청소년, 대안학교, 외국인학교, 재외외국인학교 등 모든 중학교 또래 연령 청소년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스스로 생각하는 축제의 장’을 위해 암기식 집체 교육을 벗어나 국내 최고 석학들과 함께 바다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형태로 꾸밀 계획이다. 평소 찾기 힘든 해양수산 기관을 둘러보고, 시설도 견학한다.

대회 예선은 내달 1일부터 6월 14일까지 진행한다. 바다와 인류의 관계를 주제로 우리 삶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관해 자유주제로 A4 용지 3매 내외 탐구 제안서와 3분 이내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심사는 6월 17일부터 28일까지 평가 분과를 구성해 본선 진출자 60명을 선발한다. 결과 발표는 7월 3일 공개하며, 본선 참고 자료는 7월 3차례에 나눠 알릴 계획이다.

예선 심사는 탐구 제안서에서 바다 연관성(25점), 창의성(25점), 논리성(20점), 적절성(10점)을 평가한다. 자기소개 영상으로는 참여 의지 및 참신성(20점)을 들여다본다.

구체적으로 바다 연관성은 탐구 주제와 대상, 결론에 이르기까지 해양 관련 연관성을 의미한다. 응시자 본인의 다양한 바다 경험과 해양 소양, 바다 상식의 반영 여부를 살핀다.

창의성은 문제의식과 탐구 방법, 탐구 과정의 독창성, 아이디어의 참신성을 뜻한다. 논리성은 문제 제기와 탐구 전개 계획의 체계성과 논리적 완결성을 따진다. 적절성은 탐구 방법과 접근법의 타당성, 탐구를 위한 활용(참고) 자료의 적절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자기소개 영상으로 살펴볼 참여 의지와 참신성은 응시자 열의와 창의적 아이디어 표출 여부를 점수화한다.

본선 캠프는 3박 4일을 예정하고 있다.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심화 교육을 하고 본선 과제 수행을 위해 합숙 형태로 진행한다.

8월 8일에 입교식과 초청 특강(본선 주제 강의), 오리엔테이션으로 본선 캠프 문을 연다. 이튿날에는 본선 주제와 관련한 해양수산 관련 기관을 견학하고 전문가 강의를 듣게 된다. 3일 차에는 본선 과제 수행을 위한 탐구보고서를 작성하고 멘토링, 이벤트 퀴즈대회(도전 해양골든벨)를 한다. 마지막 날인 4일 차에는 수행 과제 결과물(포스터) 심사와 발표, 수료식 및 시상식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본선 발표대회는 인류와 바다의 공존에 관한 거대 담론 중심으로 탐구 보고서를 포스터 형식으로 제작해 발표한다. 탐구 보고서는 인공지능(AI)이나 인터넷 등을 활용해 파워포인트(PPT) 형식으로 작성하면 된다.

본선 심사는 모두 2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1·2차 심사 항목은 같고 배점만 다르다. 창의성은 1차 35점, 2차 30점으로 평가한다. 논리성은 30점으로 배점이 같다. 적절성과 완결성은 1차 25점, 2차 20점이다. 파급효과와 발전 가능성은 10점으로 동일하다. 발표 태도·충실성(10점)은 2차 심사에서만 반영한다.

수행 과제(포스터) 발표 상위 6명과 우수 교사는 오는 겨울 방학 때 해외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해외 연수는 일본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 해양 선진국 가운데 한두 곳을 5~8일 일정으로 기획 중이다.

본선 수상자(27명) 모두 내년 여름방학 때 1박 2일 일정으로 청소년 해양리더스클럽 활동도 한다. 전문가 강의와 현장 견학, 진로·진학 멘토링 등을 받는다. 한국해양재단은 이를 통해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을 지속해서 살피고, 향후 다양한 사업에도 지속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문해남 한국해양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열린 해양문화 대장정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해양재단

“미래 세대 바다에 관심 갖도록 걸음마 떼는 것”

[인터뷰] 문해남 한국해양재단 이사장

“기후변화나 범지구적 해양환경 오염 문제 등 바다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된다. 바다가 갖는 문제들은 개인이나 국가, 또는 특정 세대의 차원이 아닌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그런데 바다에 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나 기초 소양은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문해남 한국해양재단 이사장은 해양올림피아드 개최 목적을 가장 단순하게 설명해달라는 요구에 “청소년이 바다와 더 가까워지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경쟁을 통해 누가 더 뛰어난지를 뽐내는 게 아니라 바다가 갖는 가치를 미래 세대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도록 서로 연결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다.

목적이 다르다 보니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올림피아드와 해양올림피아드는 대회 방식도 차이가 난다.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표를 선발하고, 그들이 난해한 문제를 풀어 한계를 시험하고 경쟁하는 방식의 일반 올림피아드와는 다르다. 해양올림피아드는 광범위한 주제에서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창의력’을 들여다보는 형태다.

“일반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학생들이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다만 성적과 무관하게 그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모든 학생에게 출전의 기회가 주어지는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해양올림피아드는 단순히 누가 더 많은 바다 지식을 암기하고 있는지를 겨루는 게 아니라 인간과 바다의 상호 작용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 평소 자신이 관심을 가졌거나 경험했던 바다 관련 모든 주제를 가지고 탐구하는 창의력 경진대회로 계획했다.”

국내 최초는 물론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해양올림피아드다. 해양 교육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10여 년의 공을 들인 작품이다. 여기에 해운선사 기금으로 만든 (재)바다의품에서 예산을 지원하면서 올해 첫 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됐다.

해양올림피아드의 최종 목표는 ‘국제 청소년 해양올림피아드’로의 발전이다. 문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국제 청소년 해양올림피아드’ 종주국으로 바다라는 전 지구적인 문제로 세계 청소년들이 모여 함께 토론하며, 우리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재가 곧 자원인 우리가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바다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수”라며 “미래 주역인 청소년이 해양 친화적 가치관을 갖춘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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