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움켜쥔 'AI반도체 핵심'마저…中, HBM 2026년 생산한다 [칩스법 2년]
미국 칩스법이 발효 2년을 앞둔 가운데, 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2026년까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AI 칩과 HBM 조합으로 구성된 반도체 패키지를 중국이 독자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중국은 미국의 기술 봉쇄에도 불구하고 AI 칩과 첨단 메모리 반도체 자급에 성공하게 된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없이도 AI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이 AI를 전략자산으로 보고 ‘기술자립’ 총력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주도하는 반도체 컨소시엄이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년 내에 HBM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컨소시엄에는 화웨이 외에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인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JHICC)가 포함됐다. 앞서 미국은 2018년 자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기술을 빼낸 혐의로 JHICC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미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제재를 가한 사실상 첫 사례였다.
중국 AI 자립 ‘마지막 퍼즐’ HBM
다만 구형 HBM도 데이터센터 등 AI 서버에 여전히 쓰이고 있어, 시장 내 비중이 작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HBM 시장에서 3세대 HBM2E 이하 점유율은 30%로 나타났다. 주요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는 수준의 HBM을 중국이 양산할 수만 있다면 자체 AI 모델 운영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이 메모리나 시스템 반도체 모두 A급 제품을 만들 실력은 없지만 B급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어 서로 이어 붙여 쓰다 보면 5년 내에 기존 시스템을 대체할 정도는 될 것”으로 본다. 중국은 시스템·메모리 반도체 등 하드웨어는 물론 AI 소프트웨어 플랫폼·클라우드 산업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SMIC가 제조한 AI 반도체 ‘어센드910B’는 이미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며 중국 내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 중심의 HBM 컨소시엄은 중국이 자국 D램으로 만든 HBM을 화웨이의 AI 칩과 연결해 미국·대만·한국 없이도 독자적인 AI 인프라를 완성시키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는 시도로 보인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용량과 대역폭을 늘린 제품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다. 화웨이 컨소시엄 외에도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와 최대 낸드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역시 각각 HBM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 자급하면 국내 반도체도 타격
중국이 D램 제조는 물론 관련 패키징(조립) 기술력 면에서도 최고난도인 HBM을 독자적으로 제조할 수 있다면 더블데이터레이트(DDR) 등 정보기술(IT) 산업에서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 상품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도 있다. 현재 HBM을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곳 뿐으로 한국은 전체 HBM 생산량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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