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 구조조정…"중∙러 강대국과 무력분쟁 대비" [밀리터리 브리핑]

최현호 2024. 4.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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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 때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재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여단 중심으로 탈바꿈한 미 육군은 이제 다시 사단 중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과 무력분쟁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①미 육군, 항공부대를 사단 맞춤형으로 재편
미 육군이 항공부대 설계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하던 모듈식 항공여단에서 특정 사단에 맞게 부대를 조정하는 모델로 돌아갈 예정이다. 현재 미 육군의 항공부대는 2000년대 초반 모듈식으로 구성된 전투항공여단(CAB) 형태이며, 각 CAB들은 유사한 구성을 하고 있다. 이번 항공부대 개편은 미 육군이 다시 사단 중심으로 개편되는 것에 맞추기 위해서다.

미 육군이 항공 수송 능력 강화를 위해 도입할 보잉의 CH-47F 블록 II. 보잉


미 육군 항공대의 한 장군은 경보병 사단은 기동성에 더 의존하기 때문에 병사들을 신속하게 이동하고 위치를 변경해야 하므로 UH-60 블랙호크를 더 많이 배치하고, 기계화 사단의 경우 블랙호크 대신 살상력을 갖춘 공격헬기에 집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101 공수사단의 경우, 기동성과 공중 강습 능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CH-47F 치누크 대형 헬기를 추가로 편성하고 있다.

미국 국방 매체 디펜스뉴스가 입수한 종합 분석 평가는 육군에 중(重)전투항공여단 8개와 경전투항공여단 4개를 권고하고 있다. 전구 지원 능력을 전담할 중전투항공여단은 제1기병사단 CAB, 제1, 2, 3, 4 보병사단 CAB, 제16 전투항공여단 그리고 제12 전투항공여단이 될 예정이다.

3개 경전투항공여단은 3개 경항공대는 제10 산악사단 CAB, 제25 보병사단 CAB, 제82 공수사단 소속으로 재편되고, 공중강습 CAB는 제101공수사단 소속이 될 계획이다. CAB 전환은 2024년부터 시작되어 2029년 가을까지 이어진다.

미 육군은 올해 초 FARA 취소 등을 포함한 항공력 재편의 일환으로 원래 계획에는 없었던 보잉 CH-47F 블록 II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처음 생산된 CH-47F 블록 Ⅱ가 첫 비행을 했고, 몇 주안에 미 육군에 인도된다. 양산 계약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5 회계연도 후반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육군은 특수전용 MH-47G 블록 Ⅰ 69대와 CH-47F 블록 Ⅰ 465대, 총 534대를 개수하거나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②대표적 미국 방산 기업들의 실적 악화
미국 방위산업 업체들의 분기별 실적이 알려지는 가운데, 미국 국방매체 디펜스 뉴스의 2023년 세계 100대 방위산업 순위 1위인 록히드마틴과 5위 보잉이 여러 사업에서 큰 손실을 기록했다. 록히드마틴 경영진은 미사일 및 화력 통제 사업부가 2024년 1분기에 미 국방부 기밀 프로그램에서 1억 달러의 손실을 봤고, 연말까지 2억 2500만 달러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보잉 방산부문 수익 악화의 요인으로 꼽힌 KC-46A 급유기. 출처 보잉


록히드마틴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기밀 프로그램에서 총 10억 달러 이상의 잠재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최고경영자(CEO)는 이 프로그램이 힘든 시기를 거친 뒤 2028년 이후 투자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록히드마틴은 미사일 및 화력 통제 사업부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지만, 회사 전체 순 매출은 해당 사업부 매출이 25% 증가한 것에 힘입어 전년도 1분기의 151억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 171억 달러로 증가했다.

보잉은 2024년 1분기에 KC-46 급유기와 T-7 훈련기 프로그램에서 22억 20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프로그램별로는 KC-46 급유기 프로그램에서 1억 2800만 달러, T-7 훈련기 프로그램에서 9,4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런 손실에도 불구하고 보잉의 방산 부문인 보잉 국방우주안보(BDS) 부문의 전체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증가한 약 70억 달러, 영업이익률은 2023년 3.2% 손실에서 2024년 2.2%로 전환됐다.

보잉 CEO는 그동안 방산부문은 팬데믹 이후 공급망 문제와 비용을 올린 고정가격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로 2022년부터 손실을 봤지만, 2026년까지 현재보다 더 높은 마진을 기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공군은 보잉과 E-7 웨지테일 조기경보통제기 계약을 위해 협상하고 있지만, 보잉이 제시한 높은 가격으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졌다. 보잉이 제시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상원의원에 따르면 대당 25억 달러다. 미 공군 관계자는 그 가격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25억 달러라는 가격은 시제품에 대한 것이며, 양산 기체의 가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③폴란드, 독일 주도 유럽 미사일 방어망 참가할까
4월 16일(이하 현지 시각),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유럽 차원에서 독일이 주도해 각국의 방공 관련 구매와 절차를 조정하려는 스카이 쉴드 구상(ESSI)에 동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독일과 관계가 냉랭했기 때문에 ESSI 참여를 거부했다. 투스크 총리의 발표는 대대적인 정책 전환으로 평가받는다.

종종 갈등을 겪고 있는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좌)과 도날트 두스크 총리(우). 폴란드 정부


ESSI는 2022년 8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15개 나토 회원국이 참가했다. 올 2월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참가 의사를 발표하는 등 현재 21개국이 됐다. ESSI의 목표는 방공 시스템의 상호 운용성을 개선하고 유럽 전역의 능력 공동 조달을 간소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투스크 대통령과 달리 2020년 현재 야당인 법과 정의당의 지원을 받아 재선에 성공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ESSI가 독일의 프로젝트라며 참여에 반대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가 이미 미국 노스롭그루만이 만든 통합 전투지휘시스템(IBCS)을 통해 미국ㆍ영국과 함께 독자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ESSI 참여는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폴란드 정치 체제에서 대통령은 군 최고 사령관이지만, 정부의 국제 방위 프로그램 가입을 막을 정치적 권한은 없다.

투스크 총리와 두다 대통령이 ESSI를 두고 반목하고 있지만, 두다 대통령의 나토 핵 공유 프로그램 참가와 핵무기 수용 준비가 되어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3월 23일 바르샤바를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나토 공유 협정을 확대할 계획도 없고, 추가적인 나토 국가에 더는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도 없다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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