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 30일 휴진…서울아산·서울성모 3일 휴진

김남하 2024. 4. 29. 03: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의대증원 발표 시 휴진 참여 여부 및 기간 재논의"
서울의대 교수들, 30일 휴진하고 '의료의 미래' 심포지엄 개최 예정
정부 "내년 의대 정원 논의 불가…책임감 있는 자세로 의료개혁 완수할 것"
경찰,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압수수색…의협 "교수 협박 시 책임 물을 것"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1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교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하지 않으면 환자가 정리되는 대로 사직하겠다며 주 1회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오는 30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5월 3일을 휴진일로 잡았다.

28일 연합뉴스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은 이달 마지막 주부터 주 1회 휴진 등을 통해 진료와 수술 일정을 추가로 줄인다.

20여개 의대 교수가 속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6일 총회 후 ▲ 외래 진료와 수술, 검사 일정 조정 ▲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 경증 환자 회송을 통한 교수 1인당 적정 환자 유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정부는 여전히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고집하며 전공의의 복귀를 막고 있다"며 "교수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할 경우 휴진 참여 여부와 휴진 기간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빅5'로 불리는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은 당장 다음 주에 쉰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오는 30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5월 3일을 휴진일로 잡았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초과 근무 여부에 따라 개별적으로 하루를 골라 쉬기로 했다.

특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은 30일 일반 환자의 외래 진료와 수술을 멈추고 국내 의료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들은 30일 오전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긴급 심포지엄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비대위는 현재 준비 중인 국내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의료개혁 태스크포스(TF)' 발족에 앞서 의료계 안팎 인사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빅5 병원 외에도 충북대병원 교수들은 이미 이달 5일부터 금요일마다 개별적으로 쉬고 있다. 충남대병원과 원광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6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쉬기로 했다.

고려대 의대 소속 교수들은 오는 30일부터 주 1회 휴진을 시작하기로 했다.

고려대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현 상황이 학생과 전공의가 피해 없이 복귀할 수 있는 최종 시점인 5월 말까지 지속된다면 고려대 의료원 교수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진료 형태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진료 축소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건양대병원과 계명대 의대 부속병원 교수들은 일단 다음 달 3일에 하루 쉬기로 했다. 강릉아산병원 교수들은 5월 3일부터 주 1회 휴진한다.

의대 교수들이 휴진을 예고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는 의료개혁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겠다면서도, 최대 쟁점인 의대 정원 문제는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지난 26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정부는 의료개혁의 문제를 미래세대에 전가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자세로 개혁은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지난 14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제8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경파인 임 회장의 임기는 5월 1일부터 시작된다.ⓒ연합뉴스

전 통제관은 "(특위에서) 4대 과제를 속도감 있게 논의해 상반기 내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특위 산하 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할지 여부는 향후 결정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도 지난 25일 첫 회의 후 "특위는 의료체계와 제도 개혁을 조금 더 큰 틀에서 논의하는 기구"라며 "의료인력 수급 조정 기전(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눌 수 있지만, 구체적인 의대 정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기구는 아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 통제관은 또 의대 교수들이 요구하는 '의대 증원 백지화'는 대학입시 일정상 불가능하다고도 밝혔다.

그는 "4월 말이면 2025학년도 입학정원은 거의 확정될 것"이라며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 의료계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주 1회 휴진 예고에 대해서는 "집단행동이 관계 법령을 위반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의협은 정부가 사직과 휴직을 이유로 의대 교수에게 불이익을 끼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당선인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5월 1일에 임기를 시작하는 의협 차기 집행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교수들은 제자를 보호하고 의료체계를 지키기 위해 환자 곁을 지키며 정부에 태도 변화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독선과 아집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들은 지속적인 과다 근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졸속 행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혼란을 유발한 주체는 정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교수님들께 동네 양아치 건달이나 할 저질 협박을 다시 입에 담을 경우 발언자와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그로 인한 결과는 전적으로 협박 당사자와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지난 26일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보건복지부는 임 당선인 등 의협 전현직 간부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겼다며 이들을 의료법 등 위반 혐의로 지난 2월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임 당선인은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고 매우 치졸한 행위"라며 "임기 시작을 며칠 앞둔 당선인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은 분명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반발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