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취약층 난방비 대대적 지원에도 다자녀 가구는 되레 혜택 줄었다

김재환 2024. 4. 2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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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난방비 지원에 나섰지만 오히려 혜택을 받은 다자녀 가구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난방비를 지원받은 다자녀 가구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난 관계자는 "일부 자녀가 전출했다면 직접 연락해 서면을 제출받는 등의 방식을 통해 동의를 받지 않는 한 개인정보를 절대 열람할 수 없어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구 통계상 다자녀 가구가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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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자녀 이상 2237세대 감소
동의없는 개인정보 열람 제한 원인


정부가 지난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난방비 지원에 나섰지만 오히려 혜택을 받은 다자녀 가구 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혜 가구 확정에 필요한 개인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난방비 지원에 나설 계획이어서 정보 접근 권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 자녀를 키우고 있는 권모(45)씨는 28일 “다둥이 부모 가운데 지난겨울 난방비 요금 고지서를 보고 놀란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자녀가 세 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는 취약계층으로 분류돼 난방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동절기 기준 도시가스는 월 1만8000원, 지역난방은 월 8000원의 요금을 할인받는다. 지난해 가스요금이 크게 올랐지만 정부 지원을 예상한 다자녀 가구 부모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일부 다자녀 가구는 난방비 할인을 아예 받지 못했다. 권씨는 “당연히 지원받을 줄 알았던 다둥이 부모들이 크게 당황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난방비를 지원받은 다자녀 가구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의 ‘2023년도 에너지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3자녀 이상 가구 3만9510세대가 정액요금 지원을 받았다. 이는 2022년(4만1747세대)보다 2237세대 줄어든 것이다.

취약계층 가운데 난방비 수혜 인원이 줄어든 것은 다자녀 가구가 유일하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1년 동안 1033세대, 중증장애인은 833세대, 유공자는 110세대씩 수혜 대상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난방비 지원을 받는 다자녀 가구 수가 줄어든 이유로 개인정보 열람 문제를 꼽는다. 다자녀 가구가 요금 지원을 신청하면 한난 등은 신청자인 부모와 자녀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지원 대상에 부합하는지 검증한다.

문제는 자녀 학업 등을 이유로 미성년 자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지 않는 경우다. 지원 기관에선 자녀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같은 세대인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기관에서 열람할 수 있는 대상은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한 부모뿐이다. 한난 등의 기관은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하지 않은 대상의 정보를 열람할 법적 근거가 없다.

한난 관계자는 “일부 자녀가 전출했다면 직접 연락해 서면을 제출받는 등의 방식을 통해 동의를 받지 않는 한 개인정보를 절대 열람할 수 없어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구 통계상 다자녀 가구가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한난은 매해 약 4만세대의 다자녀 가구에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전체 지원 금액은 전년보다 7억원가량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면 개인정보 접근 권한에 대한 규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반드시 당사자 동의를 요구하면 복지 사각지대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복지 분야 취약계층 지원 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는 기관 간 협조를 통해 열람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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