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재무장한 의협, 더 멀어진 협상… 환자들은 자포자기

차민주,박선영 2024. 4. 29. 0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에 이어 다음 달 새로 출범할 의협 대의원회 의장까지 강경파로 구성되면서 의·정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기 집행부, 대의원의장까지 강성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의협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의사윤리강령 선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날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대기실에서 내원객이 고개를 숙인 채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에 이어 다음 달 새로 출범할 의협 대의원회 의장까지 강경파로 구성되면서 의·정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던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이 30일 종료되면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고수하는 차기 집행부에 협상 주도권이 넘어간다. 2개월 넘게 이어진 의료공백에 환자들의 분노와 절망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의료계를 향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의협의 발언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전날 “정부가 교수들에게 동네 양아치 건달이나 할 저질 협박을 다시 입에 담을 경우 발언자와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원색적 발언을 쏟아냈다. 인수위는 “그로 인한 결과는 전적으로 협박 당사자와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인수위는 또 “정부가 교수들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14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총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6일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교수) 집단행동과 관련해서는 관계 법령을 위반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 것을 맹비난한 것이다.

임 당선인이 취임하면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연대해 의협의 대정부 투쟁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의협 총회에 참석했다.

의협 대의원회 역시 강경파 입김이 세지는 분위기다. 이날 대의원회 의장에는 김교웅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 위원장이 당선됐다. 의협 회원들이 대정부 강경 기조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당선인은 “집행부가 잘하도록 대의원회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대의원회는 의결기구로 의협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박성민 의장은 의료계와 정부를 향해 “한발씩 양보하라”고 언급한 반면 새로 취임하는 김 당선인은 강경한 의협 집행부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날이 갈수록 악화하는 의·정 갈등에 환자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김성주 한국 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가 처음에는 (정부에) 2000명만 주장하지 말라고 했지만 (막상 정부가 2000명을 철회하자) 이제는 원점 재논의만을 외치고 있다”며 “환자들이 항의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자포자기 상태인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주 박선영 기자 lal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