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오늘 비대위장 지명 가능성…원내대표는 친윤 이철규 대세론
집권여당의 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원내 사령탑 경쟁이 시들해졌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4선 김도읍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국민의힘에선 단독 출마 가능성이 큰 친윤 핵심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의 추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 의원은 28일 오후 “저는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당에선 21대 국회 하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거야의 입법 독주를 견제해온 김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꼽는 이가 많았다. 그의 비윤(非尹) 성향도 당내 기대를 높인 요인 중 하나였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김 의원 입장에선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로 ‘이철규 대세론’은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주저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며 원내대표 도전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총선 때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아 22대 당선인 상당수와 직간접적 인연을 맺은 것이 강점이다. 반면에 당선 시 ‘도로 친윤당’이란 이미지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부 친윤 인사는 “대통령과 친하다는 게 죄가 될 수는 없다”(조정훈)라거나 “원내대표가 반윤이 된다면 그것도 코미디 아니냐”(유상범)며 엄호 중이다.
이 와중에 불거진 이른바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설’은 차기 원내대표로서의 이 의원 입지를 굳힌 반면, 다른 경쟁자들을 주저앉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 연대설은 총선 이후 나경원 당선인과 이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비윤 당 대표, 친윤 원내대표’ 식 역할 분담에 합의했다는 정치권 풍문이다. 당사자들은 부인한다.
최근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 의원을 따로 만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논의했다는 것도 대세론에 힘을 보탰다. 영남 중진은 “대통령과 역할 분담이 합의됐다는데 누가 나설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비윤계와 수도권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 핵심 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하며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며 “건설적 당정 관계를 구축할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적었다. 박정훈(서울 송파갑) 당선인은 전날 SNS에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수도권 의원들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저 역시 반대한다”며 “이 의원은 출중한 분이지만 선거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썼다.
한편 윤 대행은 29일 당선자 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달 3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정하려면 내일(29일) 지명해야 한다”며 “책임감이 큰 윤 대행이 구인난을 핑계로 차기 원내지도부에 부담을 지우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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