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승의 시작은 메이저 대회로…이정민, 마침내 ‘메이저 퀸’ 됐다
2010년 데뷔한 이정민(32)은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 금자탑을 쌓았다. 18살 루키였던 2010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처음 정상을 밟은 뒤 2016년까지 8승을 거두면서 전성기를 달렸다. 2017년부터는 슬럼프가 찾아와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과 2022년 12월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을 차례로 제패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통산 상금만 42억원이 넘고, 남부럽지 않은 10승 클럽에도 가입했지만 이정민에겐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다. 바로 ‘메이저 퀸’ 타이틀이다. 자신의 이름값과는 달리 KLPGA 투어 5대 메이저 대회와는 유독 연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15년 가까운 세월을 묵묵히 기다리며 마침내 그 한을 풀어냈다.
이정민은 2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골프장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정상을 밟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열린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 퀸 칭호를 따냈다.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받은 상금은 2억3400만원이다. 또, 전날 3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받은 7600만원짜리 고급 외제차까지 더해 이번 대회에서만 3억원 넘는 수입을 올렸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한 이정민은 “이전까지는 메이저 대회라고 해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우승을 하니까 정말 좋다. 메이저 퀸이란 타이틀이 뿌듯하게 느껴진다”고 감격을 표출했다.
단단한 아이언샷과 타고난 장타를 앞세워 2016년까지 전성기를 보냈던 이정민은 이듬해부터 왼쪽 어깨 부상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이 사이 샷이 망가져 몇 년간 고생했고, 결국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고안해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최근에는 퍼터 난조로 고생했지만, 이 역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스스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3라운드까지 17언더파를 작성한 이정민은 16언더파의 방신실, 13언더파의 최민경과 함께 챔피언조로 출발했다. 2위와는 1타 차이라 만만치 않은 경쟁이 예고됐지만, 초반 흐름은 이와 달랐다. 이정민은 전반에만 버디 6개를 낚아 일찌감치 앞서갔다. 2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핀 2m 옆으로 붙여 1타를 줄였고, 파4 3번 홀에선 약 108m 거리의 어프로치가 내리막을 타고 컵 방향으로 흘러 버디를 추가했다. 이어 4번 홀(파4)에서도 다시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3연속 버디를 완성한 뒤 6번 홀(파4)과 파5 7번 홀, 8번 홀(파4)에서도 연거푸 버디를 낚아 23언더파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방신실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해 이정민과의 격차가 한때 6타까지 벌어졌다.
분위기를 압도한 이정민은 10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다. 그러나 파4 16번 홀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에선 세컨드 샷이 핀을 많이 빗나갔지만, 적절한 거리감의 퍼트로 파를 지키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역대 KL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운 이정민은 “사실 어제 저녁까지는 우승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홀인원에만 심취해있었다”며 웃고는 “최근 퍼트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지난 전지훈련에서 코치님과 백규정, 장은수 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감각을 되찾았다. 또, 스코티 셰플러 등의 인터뷰를 보며 좋은 말만 되새겼다”고 우승의 비결을 밝혔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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