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차출 거부된 배준호, 3부리거 오명 피했다...스토크, 1경기 남기고 英 2부 잔류 성공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남자 축구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던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소속팀 잔류를 이끌어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스토크시티가 지난 27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샘프턴에 있는 세인트 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3-2024시즌 챔피언십리그(2부) 4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6분 터진 타이리스 캠벨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킨 스토크 시티는 승점 3점을 추가해 18위(14승 11무 20패 승점 53)로 뛰어 올랐다.
총 24개 팀이 참여하는 챔피언십리그는 우승팀과 2위 팀이 자동 승격하고 3위부터 6위까지 남은 승격 한 자리를 두고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그리고 최하위 3팀이 자동으로 3부 리그인 리그1로 강등된다.
현재 22위이자 백승호의 소속팀 버밍엄 시티(12승 11무 22패 승점 47)와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린 스토크는 리그 최종전을 남기고 챔피언십리그 잔류를 확정 지었다.
배준호는 이날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고 8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이날 기회 창출 4회를 포함해 상대 박스 안 터치 5회, 드리블 성공 1회, 공격 지역 패스 5회, 롱패스 성공률 100%(1/1), 리커버리 7회, 피파울 2회 등 공격 장면에서 많은 영향력을 보여줬다.
배준호는 스토크시티 데뷔 시즌에 곧바로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구단은 배준호에게 '한국의 왕'이라고 칭하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리그 37경기 2301분을 소화하며 2골 5도움을 기록해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스토크시티 팬들 역시 배준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토크시티 구단은 지난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준호가 구단 팬들이 선정하는 2024년 3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SNS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하면서 "왕의 영광은 게속된다(The King's honours continue)"라는 멘트를 했고 태극기와 왕관 이모티콘을 함께 달아 눈길을 끌었다.
배준호는 3월 열린 스토크의 리그 5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3월 첫 경기인 미들스브러와의 홈 경기에 그는 리그 2경기 연속 골이자 홈에서 첫 골을 터뜨리며 2-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어 헐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키아나 후버의 골을 도우며 리그 네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배준호는 지난해 11월, 지난 2월 구단의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올 시즌 벌써 세 번째로 이 상을 받게 됐다.
배준호는 2월에도 리그 5경기에 나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블랙번 원정 31라운드에서 동료 니알 에니스의 골을 도왔고 카디프시티 원정 34라운드에선 0-2로 뒤진 전반 41분 오른발 슈팅으로 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2023 20세 이하(U-20) 월드컵 스타이자 2003년생 어린 미드필더 배준호는 지난해 8월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스토크로 전격 이적하면서 유럽 부대에 첫발을 내밀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며, 일부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는 200만 유로(약 28억원)를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리키 마틴 스토크시티 테크니컬 디렉터는 배준호 영입에 대해 "배준호는 올여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23 U-20 월드컵에서 우리 스카우트 팀의 눈길을 사로잡은 신흥 유망주다. 우리는 영국과 유럽 이외 지역의 선수를 추적하며 네트워크를 넓혔는데, 이번 K리그 시즌 동안 배준호의 경기들을 추적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기술적인 능력과 우리 팀에 어울리는 프로필을 보여줬다"라며 배준호를 지켜본 결과 그가 팀에 어울리는 선수였다고 밝혔다.
이어 "배준호는 새로운 환경에 도착했기 때문에 적응 단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가 구단과 영국 경기에 익숙해지면서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특히 이번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영입 및 축구 행정 부서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배준호가 다른 관심 속에서도 다음 장을 이곳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라며 배준호 영입에 구단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배준호는 3월 A매치 기간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에 차출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태국, 호주와의 2경기에 출전한 그는 스토크시티의 복귀 요청으로 인해 호주와의 결승전을 치르지 않았고 헐시티전에 교체로 출전해 곧바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다만 4월에 큰 변수로 인해 배준호는 황선홍호에 합류하지 못했다. 스토크시티가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차출을 거부한 것이다.
스토크시티는 사우샘프턴전까지 잔류 경쟁을 펼치고 있었고 배준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황 감독이 구단을 직접 방문해 이 대회 차출 협조를 구했지만,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닌 만큼 구단이 자신들의 상황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배준호는 스토크시티에 남았고 구단의 목표 달성에 기여했다. 배준호는 42라운드 스완지시티, 43라운드 셰필드 웬즈데이 원정을 각각 45분 출전한 것을 제외하고 4월 전 경기를 풀타임에 가깝게 뛰며 높은 영향력을 보였다.
특히 44라운드 플리머스와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서던 전반 추가시간 47분 배준호는 동료 밀리언 마노프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자신의 리그 5호 도움을 달성했다.
배준호는 팀의 목표를 달성하며 웃었지만, 황선홍호는 아쉽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배준호를 비롯해 김지수(브렌트포드), 양현준(셀틱) 모두 차출에 실패한 황선홍호는 대회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토크시티, 챔피언십리그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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