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與원내대표 불출마…'찐윤' 이철규 추대론까지 나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집권당의 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원내 사령탑 경쟁이 시들해졌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4선 김도읍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국민의힘에선 단독 출마 가능성이 큰 친윤 핵심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의 추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 의원은 28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저는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에선 21대 국회 하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거야의 입법 독주를 견제해온 김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 주요 후보로 꼽는 이가 많았다. 그의 비윤(非尹) 성향도 당내 기대를 높인 요인 중 하나였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김 의원 입장에선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추후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부담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로 ‘이철규 대세론’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앞서 이 의원은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어려움이 있을 때 주저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다. 이런 연유로 22대 당선인 상당수와 직ㆍ간접적 인연을 맺은 것이 그의 강점이다. 반면 ‘도로 친윤당’이란 비판은 그의 약점으로 꼽히는데, 일부 친윤 인사는 “대통령과 친하다는 게 죄가 될 수는 없다”(조정훈)라거나 “원내대표가 반윤이 돼야 하느냐. 그것도 코미디 아니냐”(유상범)며 엄호하고 있다.

이 와중에 불거진 이른바 ‘나ㆍ이(나경원ㆍ이철규) 연대설’이 차기 원내대표로서의 이 의원 입지를 굳힌 반면, 다른 경쟁자들을 주저 앉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ㆍ이연대설은 총선 이후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비윤 당 대표, 친윤 원내대표’ 식의 역할 분담에 합의했다는 정치권 풍문이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다.

최근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 의원을 따로 만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논의했다는 사실도 이 의원 대세론에 힘을 보탰다. 영남 중진은 “대통령과 역할 분담이 합의됐다는 데 누가 나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비윤계와 수도권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하며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며 “선당후사를 위해 건설적 당정관계를 구축할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적었다. 박정훈(서울 송파갑) 당선인은 전날 SNS에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수도권 의원들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저 역시 반대한다”며 “이 의원은 출중한 분이지만 선거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썼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