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야당 대표 회담, DJ 때 빼곤 빈손으로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이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다. 2018년 4월 13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만남 이후 6년 만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단독 회담이 성사된 가운데 과거 사례에도 눈길이 쏠린다.
박정희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단독 회담은 그동안 총 25차례 진행됐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8차례로 가장 많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5차례, 이명박(MB) 전 대통령 3차례, 노태우·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 2차례, 최규하·전두환·문재인 전 대통령 1차례 순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독 회담 대신 여야 대표를 함께 만나는 3자 혹은 다자회담을 열었다.
2000년 6월 DJ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간 회담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회담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당시 의약 분업을 추진하던 정부에 맞서 한나라당은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의약 분업 실시 전면 연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DJ와 이 총재 간 회담에서 약사법을 의료계에 좀 더 유리한 방식으로 개정하기로 합의하며 정부가 예고한 타임라인에 따라 의약 분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 총재는 당시 당내 반발에도 “민생 문제에는 협조할 건 협조하는 것이 상생정치”라며 DJ와 대화했다.
반면, 대부분의 회담은 실질적인 성과 없이 종료됐다. 2005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간 회담이 대표적이다. 노 대통령은 박 대표에게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제 개편에 동의해 주면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임명권 일부를 양보하겠다"며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박 대표는 거절했다.
세 차례 회담이 성사된 MB정부 때도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 현안을 놓고 MB와 당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만났으나 손 대표가 이 대통령 사과와 소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며 이견을 못 좁혔다. 가장 최근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간 회담도 마찬가지다. 당시 회담은 2018년 4월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대북 정책 관련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단독 회담이 성사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만나는 만큼 그 자체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 협치의 물꼬를 트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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