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21세기 석유’된 구리…남몰래 웃는 수혜주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4. 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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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DB)
인공지능(AI) 산업 팽창으로 전력난 우려가 커지면서 전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리 제련 회사인 풍산과 LS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전기동 가격은 t당 9240달러를 기록했다. 전기동은 구리 광석을 전기분해해 순도를 높인 것이다. 전기동 가격은 지난 2월 월평균 가격인 t당 8310달러보다 11% 올랐다.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평균 가격(t당 7940달러)과 비교하면 16% 상승했다.

구리는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수요가 늘면서 ‘21세기 석유’로 불릴 정도다. 수요 팽창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다. 재생 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기를 다루기 위한 복잡한 전력망을 구축하려면 수백만 피트의 구리 배선이 필요하다. 또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는 넓은 지역에 걸쳐 있어, 기존 중앙집중식 석탄·가스 발전소보다 단위 전력당 더 많은 구리를 필요로 한다. 전기차에도 구리가 대량 쓰인다. 전기차 한 대당 사용되는 평균 83㎏의 구리는 내연자동차 3.8배에 달한다.

둘째, AI 열풍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구리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1메가와트(㎿)당 27t 규모 구리가 쓰인다.

공급 측면 요인도 있다. 파나마, 페루 등 대규모 광산 폐쇄로 공급이 줄었다. 전 세계 정제 구리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 제련소는 수익성 하락으로 공동 생산량 감축에 합의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구리 제련 회사인 풍산과 LS 등의 주가가 뜀박질 중이다. 올 들어 4월 25일까지 풍산 주가는 50% 이상 올랐다. 풍산은 구리 가공업이 전체 매출의 70%다.

LS 실적 기대감도 높다. 구리 가격 상승은 LS전선, LS MnM, LS아이앤디 등 LS 비상장 자회사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신한투자증권은 “구리 가격이 오르면 LS전선과 LS아이앤디, LS MnM 판매단가가 상승한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 전력망 투자 필요성 증대 등으로 구리 가격 상승 랠리에서는 재고평가이익과 수주잔고 조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구리 가격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구리 가격이 연말 t당 1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2000년 초 이후 20년 만의 첫 구리 강세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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