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홈런 2결승타' 김범석, LG가 기다린 거포 유망주

양형석 2024. 4. 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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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7일 KIA전 4회 역전 결승 투런홈런 작렬, LG 위닝시리즈 확보

[양형석 기자]

▲ 역전 투런포 날린 LG 김범석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김범석이 타격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김범석은 4회말 1사 1루 역전 투런 홈런을 쳤다. (LG 트윈스 제공)
ⓒ 연합뉴스
 
LG가 안방에서 선두 KIA를 상대로 이틀 연속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0안타를 터트리며 6-3으로 승리했다. 전날 1-5의 열세를 7-6으로 뒤집으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따냈던 LG는 이날도 2-3의 스코어를 6-3으로 뒤집으면서 선두 KIA를 상대로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하며 SSG랜더스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16승 2무 13패).

LG는 선발 디트릭 엔스가 4이닝 8피안타 1사사구 3실점으로 조기강판 됐지만 4명의 불펜투수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고 두 번째 투수 이우찬은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오스틴 딘이 1회 선제 투런 홈런을 포함해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4회에 터진 이 선수의 역전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올 시즌에 터진 2개의 홈런이 모두 결승타로 연결되고 있는 LG의 우타 거포 유망주 김범석이 그 주인공이다.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쌍둥이네 우타거포

LG는 김재현(SSG랜더스 단장)과 이병규(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 박용택(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등 KBO리그 역사에서도 돋보이는 뛰어난 좌타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2020년대 들어 LG의 새로운 간판선수로 떠오르고 있는 홍창기와 문보경, 문성주 등도 모두 좌타석에 서는 선수들이다. 반면에 오른손잡이 강타자, 특히 많은 장타를 생산하는 거포 유형의 우타자는 구단의 많은 투자와 노력에도 좀처럼 키워내지 못했다.

성남고 시절 고교야구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kt 위즈)는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았고 3억 3000만 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받고 LG에 입단했다. 하지만 2군에서 '본즈놀이'를 하며 퓨처스리그를 지배했던 박병호는 1군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박병호는 히어로즈 이적 후 4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하며 KBO리그 최고의 거포로 군림했다.

1998년 '20세기 마지막 포수'로 불리며 LG 유니폼을 입은 조인성(두산 베어스 잔류·재활군 코치)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더니 2010년 타율 .317 28홈런 107타점으로 대폭발했다. LG는 드디어 '거포형 포수'를 찾았다며 좋아했지만 조인성은 2011년 15홈런을 기록한 후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조인성은 SK를 거쳐 한화 이글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거포형 포수'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6년 타율 .313를 기록하며 LG의 주전 우익수 자리를 차지한 채은성(한화)은 주전도약 3년째가 되던 2018년 타율 .331 25홈런 119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우타 외야수로 떠올랐다. 채은성은 2022시즌이 끝난 후 한화로 이적할 때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3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LG에서 20홈런을 넘겼던 시즌은 2018년 한 번 뿐이었다(채은성은 2023년 한화에서 23홈런을 기록했다).

LG는 2022년 프로 3년 차 외야수 이재원이 85경기에서 13홈런을 때려내면서 LG의 차세대 우타 거포 유망주로 떠올랐다. LG에 새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도 이재원의 입대를 미룰 정도로 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원은 2023년 57경기에서 타율 .214 4홈런 18타점에 그치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2023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이재원은 오는 6월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다.

시즌 2개의 홈런을 결승타로 장식한 김범석 

178cm, 110kg의 육중한 체구를 가진 김범석은 경남고 시절부터 배팅파워만큼은 또래들 중 최고라고 평가 받았다. 다만 포수로서 수비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우타거포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LG는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김범석을 지명했다. 당시 LG의 차명석 단장은 김범석 지명이유에 대해 긴 설명 없이 "김범석이니까요'"라고 짧게 대답하며 거포 유망주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FA포수 박동원이 가세하고 베테랑 허도환이 뒤를 받치는 LG의 안방에서 루키 김범석이 마스크를 쓸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LG팬들 사이에서도 김범석을 포수가 아닌 1루수 또는 지명타자 요원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범석은 2023년 1루수로만 5경기에 출전했고 10경기에서 타율 .111(27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에 그치며 아직 기대했던 만큼의 타격재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인임에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 대타로 안타를 치면서 데뷔 시즌에 우승반지까지 얻은 김범석은 2년 차가 된 올해 드디어 자신의 재능을 염경엽 감독과 LG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일 두산전을 앞두고 처음 1군에 등록된 김범석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345 2홈런 9타점 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과 LG팬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1군 적응 속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김범석은 27일 선두 KIA와의 경기에서도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김범석은 2-3으로 역전 당한 4회말 1사 1루에서 KIA 선발 황동하의 시속 142km짜리 빠른 공을 강하게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지난 21일 SSG전에서 터졌던 역전 만루홈런에 이어 김범석의 시즌 두 번째 홈런 역시 LG의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타가 된 것이다.

2023년 10경기 29타석에 그쳤던 김범석은 올 시즌 신인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범석은 현실적으로 박동원의 포수자리도, 오스틴의 1루수 자리도 넘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김범석으로서는 좋은 타격으로 지명타자 자리를 지키는 것이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물론 아직 신인왕을 언급하기엔 매우 이른 시점이지만 LG의 거포 유망주 김범석이 시즌 초반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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