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中, 분열 이용해 美선거에 개입… 차단해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중국 방문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미국 내 분열을 활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등 개입하려 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2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말해 우리는 (중국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개입까지 하려 하는 시도들의 증거를 보아왔다”며 “최대한 빨리 차단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위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선거에 대한 중국 간섭은 우리가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것”이라며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들이 그 메시지를 다시 듣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 사회의 분열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러시아 방위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우려를 전달하고, 그런 지원이 계속될 경우 이미 세 자릿수에 달하는 중국 법인·개인에 대한 제재가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까지 동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에게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그들이 조치할 것을 기대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가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은 그러나 자신들의 수출품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블링컨 장관은 전했다. 중국 측은 러시아와의 거래가 정상적인 무역임을 강조하고, 러시아의 성공은 중국에 달려 있지 않다는 입장도 설명했다고 한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미국 대학에서 확산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대해 “일부 반유대주의 표현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 시위들 그 자체가 반유대주의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고, 그들의 견해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위대 요구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어떻게 하면 (정책에) 가장 잘 반영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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