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 복귀 박수현 “정진석, 尹에게 냉혹한 민심 전해야” [당선인 인터뷰]

황인성 2024. 4.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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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무서움 느껴…민주당도 국민 기대 잘 따라야”
“신중한 충청, 이번 총선처럼 단호한 적 없어”
“같이 민심 읽은 정진석, 가감 없이 尹 직언해야”
“22대 국회서 ‘정치 복원’ 앞장설 것…1호 법안은 ‘농산물 안정화’ 관련 법안”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박수현 당선인. 사진=박효상 기자

“직접 마주한 냉혹한 민심을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기대합니다”

세 번의 총선 맞대결 끝에 8년 만에 국회 입성을 앞둔 박수현 당선인이 함께 경쟁한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한 전하는 말이다. 22대 총선 공주·부여·청양 지역에서 함께 경쟁하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차가운 민심을 함께 들었던 그가 이제 윤 대통령 가까이에서 직언할 수 있는 자리에 가게 된 만큼 총선에서 읽힌 국민의 뜻을 분명히 잘 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그는 범야권의 압승이라고 마냥 좋아하기만도 어렵다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강조했다. 민심을 거스르면 얼마나 호되게 심판받을 수 있는지 무서움을 봤기에 더욱 무거운 마음으로 22대 국회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민주당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만큼 잘 해왔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야 할 때라고도 역설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되며 재선 의원이 됐지만, 그는 대중에게는 중견급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국회의원만 2선일 뿐이지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 민주당 내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면서 쌓은 경력이 엄청나기에 그의 말 한마디에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정치의 본질을 강조하면서 22대 국회는 21대와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의 직접적 정서를 기저에 두고 정치 복원이라는 열망도 읽어야 한다고 했다.

박수현 당선인은 22대 국회는 정치복원을 통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다음은 박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오니 기쁜 건 당연하다. 그러나 마냥 기쁨만 생각할 수 없다. 총선 출구조사 발표 때 취재를 위해 선거사무실에 와 있던 언론인들이 이긴다고 나오는데 왜 안 웃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표정이 굳어있었나 보다. 이번 총선이 정권의 중간 심판 성격을 갖는 건 맞다. 그러나 민주당이 압승할 만큼 잘했다고 완벽히 확신하기도 애매하다. 불과 2년 후 지선이 있는데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국민이 준 의석을 가지고 잘하지 못하면 반대로 우리도 심판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꼭 염두에 두려고 한다.

-이번 총선의 성격을 규정하자면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가 맞더라. 충청은 신중하고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지 않나. 20년 넘게 정치를 해왔지만, 이번 선거처럼 충청도 특히 공주·부여·청양 주민들이 이렇게 단호히 말씀하신 적을 처음 봤다. 처음 총선에 나서겠다고 했을 땐 ‘이번엔 되면 좋겠네’라고 덕담했다. 한 달쯤 지나니 ‘이번에는 꼭 돼야 해’라고 했고, 선거 운동 기간이 되니 ‘제발 꼭 돼서 우리 좀 살려줘’라는 말로 점차 바뀌더라.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심판을 말하는 건가
▷무능한 정치가 가져온 민생 파탄에 대한 심판이다. 물론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이채양명주’와 같은 정치적 사안에 대한 정권 심판 정서도 존재했을 것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심판보다는 무능한 정치가 가져온 민생 심판의 선거라고 본다. 민생 파탄으로 인한 삶의 고통에 대한 국민의 절규 그 자체였다. 

-총선 경쟁자 정진석 후보가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다. 해줄 말은
▷저와 같은 민심 속에 선거를 치렀다. 본인이 패배할 정도로 심각한 민심을 대통령에게 그대로 가감 없이 전달하는 그런 창구 구실을 바란다. ‘말도 안 되는 인사’라는 야권의 비판이 무색할 정도로 역할을 충분하게 해주길 바란다.

-22대 활동이 기대된다. 주안점을 두는 게 있다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면서 지역의 대표다. 국민의 대표로 정치복원에 앞장설 생각이다. 정치 뉴스만 나오면 전원을 꺼버린다는 국민이 많으시다. 22대 국회는 빠른 정치 복원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안 그러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또 지역의 대표로 농산물 가격 안정화 등의 내용을 담은 1호 법안을 준비하겠다. 농촌은 붕괴 직전, 아니 붕괴해버렸다. 농민들은 순수하다. 흘린 땀만큼만이라도 소득이 되기를 바라는 것인데 그것도 안 되는 건 옳지 않다. 쌀값부터 소·돼지·농산물값 등 가격이 폭락하지 않도록 적어도 가격 안정 제도를 도입해 청년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살리는 게 주어진 사명이다. 현재 본회의에 직회부가 된 양곡관리법 등 일부 법안이 있는데 이와 별개로 관련 법안을 손봐야 할 것이다. 

-박수현 당선인에게 정치란
▷정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국회의원 출마 첫 기자회견에서 처음 듣고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찰 없이 그냥 정치인만 되고자 하는 속물이 아니었느냐는 반성을 끊임없이 해왔다. 1~2초 망설이긴 했지만 당시 ‘정치는 잘 살기 운동’이라고 답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정치가 적어도 국민의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또 진보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지 않으면 정치는 의미가 없다. 운동이라고 표현한 것도 적어도 국민은 주권자로서 좋은 정치인을 뽑아내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끝으로 한마디.
▷훌륭한 많은 후배가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을 하지 못했다. 이들이 정치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정치 문화를 꼭 만들어줘야 하겠단 생각이다. 실패한 후배들에게 절대 실망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19대 말 공주와 부여·청양이 합구됐고, 당시 주권자들에게 저는 ‘두 번 떨어질 거다. 그러나 8년 동안 절대 지치지 않겠다’고 했고 결국 약속을 지켰다. 절대 실망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또 언젠가 국민은 알아보실 때가 온다고도 말씀드린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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