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쏟아내며 '예민' 반응하는 北…새 대북 제재 감시안이 뭐길래?

남가희 2024. 4.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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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거부권 행사로 유엔 전문가 패널 활동 이달 말 종료
북·중·러에 흔들리지 않는 외부 감시기구 설치 등 거론
북한 이주만 4건의 담화 쏟아내며 거부 반응 보여
김성 주유엔북한대사가 11일(현지시각)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임무 연장 결의안 거부권 관련 토의를 위한 공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새로운 대북 제재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북한이 연일 담화를 쏟아내며 '예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번 주만 총 4건의 담화를 쏟아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담화를 내고 "우리는 자기의 주권과 안전,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압도적인 최강의 군사력을 계속 비축해 나갈 것"이라며 "그 누구도 우리의 결심을 꺾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계속해 졸개들을 긁어모아 힘을 자랑하며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는 보다 커다란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특등 졸개인 한국 것들에게 무모한 용감성을 길러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북한은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또 임천일 외무성 부상도 담화를 내고 비판을 이어갔다.

전날인 25일에는 새 대북 제재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은철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게재했다.

김 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인민에게 강요해 온 고통은 미국을 향한 강렬한 분노로 화하였으며 그 분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강의 힘을 비축하려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를 백배해주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제재에 리(이)력이 텄으며 그 어떤 가혹한 제재에도 맞받아 나갈 능력과 큰 힘을 갖추었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제재와 압박이 가해질수록 더욱 강해지고 억세여지는 국가 실체가 다름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맥이 빠질 대로 빠진 대조선제재압박소동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무엇을 기도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투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명히 해두지만,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새로운 제재판을 펼쳐놓는 경우 우리는 거기에서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힘의 상향 조정에 필요한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가증되는 적대적 위협과 제재 압박으로부터 주권적 권리와 안전리(이)익을 철저히 수호할 것이며 이미 틀어쥔 군사 기술적 강세를 불가역적으로 만들고 주변 안보 형세의 통제력을 제고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실제 행동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담화 폭탄에는 새로운 대북 제재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5일 "새로운 대북 제재 감시 메커니즘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북한의 초조감을 보여주는 담화라고 보인다"라며 "대북 제재의 유연성과 필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미일은 새 대북 제재 감시기구 설치를 검토 중이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이달 말 유엔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종료가 되면서 한미일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감시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에 한미일을 중심으로 러시아·중국 참여 없이 유엔 외부에 전문가 패널 기능을 하는 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전날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일본과 유엔 안팎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대북 제재 이행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 패널이 유엔 밖에 구성될 경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더 세심하게 북한의 대북 제재 위반을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신력 있는 유엔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신뢰성을 깎아내릴 수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서 한미일은 이런 가능성도 고려해 유엔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 감시기구를 두는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총회 산하에 새 감시 기구를 두려면 193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여기에선 러시아나 중국이 만장일치를 빌미로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판단에서다.

대북 제재에 대한 한미일 간 협력 의지는 강하다. 한미일은 26일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가노 고지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한미일 안보회의에서도 대북 제재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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