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서클링 87점에 빛나는 한국 와인 [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2024. 4. 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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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 와이너리
생동감 넘치는 봄날에 어울릴 만한 와인을 추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한국 와인이다.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독특한 국산 토착 포도를 기반으로 와인을 양조하는 ‘산막 와인’이다.

산막 와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고품질 와인이다. 이미 국내외로 유명한 와인 품평대회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으로부터 87점을 받았고 2021년 ‘파리 와인컵’과 ‘런던 와인 컴피티션’에서 실버상, 2022년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서 골드상을 받는 등 한국 와인 수준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산막 와이너리가 위치한 충북 영동은 경북 영천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로 유명하다. 한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백두 대간 민주지산 골짜기 해발 200미터 산막골에 위치한 산막 와이너리 포도밭은 시원한 계곡의 바람과 맑고 뜨거운 햇볕이 오래 머문다.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경사진 포도밭과 물 빠짐이 좋고 광물이 풍부한 토양은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으로 당도가 높고 색이 진한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 토양에는 천연 점토 광물인 일라이트(illite)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포도, 산머루에 풍부한 미네랄 성분이 있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산막 와이너리의 역사는 짧지만, 한국 와인 업계에는 그야말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서양 화가였던 안성분 여사는 남편 김정환 씨와 함께 충북 영동의 산골짜기에 조용히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었다. 2009년 주변 밭을 매입해 포도나무를 심었고 2015년 산막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6년 동안 와인 양조 교육과 실습으로 경험을 축적했다. 2018년 서울에서 음악을 하는 딸과 사위를 귀농시켰고, 와인 양조 교육과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했다. 딸은 프랑스로 유학 가 프랑스 전통 와인 양조 기술을 배우고, 프랑스·이탈리아·독일의 유명한 와인 산지를 다니면서 와인 양조의 경험을 쌓았다.

산막 와인은 와인 속에 예술혼을 불어넣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도 눈길을 끈다. 모든 라벨은 안성분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그린 미술 작품만으로 제작한다. 예술과 관련한 다양한 와인 투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직접 재배한 포도를 따보는 수확 체험과 종류별 와인 테이스팅은 물론 라이브 음악 공연과 함께하는 와인과 미니콘서트, 와인을 주제로 한 캔버스 위에 추억의 그림 그리기 등을 예약제로 운영해 찾아오는 와인 애호가에게 인기 만점이다.

산막 와이너리는 총 6개의 밭에서 6종의 포도(청수·산머루·샤르도네·카베르네 소비뇽 등)를 재배하고,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유기농 농법을 지향한다. 덕분에 포도의 개성이 그대로 와인에 표현되고, 복합미가 어우러진 고품질 와인을 생산한다. 모든 와인 양조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발효하고, 최소 12개월 이상 스테인리스와 오크통에서 병행 숙성한다.

산막 와이너리에서 내놓은 ‘비원 2021’을 시음했다. 포도 품종 캠벨 얼리와 산머루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색상은 아름다운 진한 루비색, 아로마는 붉은 베리·체리·제비꽃·화이트 후추·허브·바닐라·커피·초콜릿 향이 난다. 마셔보면 산도, 타닌, 알코올의 균형 잡힌 맛과 긴 여운이 매우 매력적이다. 음식과 조화는 한우 스테이크, 숯불갈비구이, 양고기, 파스타, 페퍼 스테이크 등을 추천한다.

고재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6호 (2024.04.24~2024.04.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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