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비전 있어야 일터에서의 노력·도전이 빛난다”

양민경 2024. 4. 27. 03: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명 실천 ‘미션컴퍼니’ 바이오닷 한현진 대표
한현진 바이오닷 대표가 지난 25일 경기도 파주시 회사 응접실에 전시된 사슴뿔을 들어 보이고 있다. 파주=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난 25일 경기도 파주시 바이오닷 본사 응접실이자 제품 체험관 ‘103진지로’. 벽난로와 실내 분수로 고풍스럽게 꾸며진 이곳에 들어서자 대형 사슴 머리 벽장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슴뿔도 곳곳에 놓여있어 이곳이 녹용·녹각 전문 회사임을 실감케 했다.

바이오닷은 녹용 녹각 침향 차가버섯 등 천연물(天然物)을 취급하는 40년 전통의 한의약품 전문 기업이다. 1986년부터 세계를 두루 다니며 우수 녹각을 수집한 한현진(44) 바이오닷 대표의 부친 사업이 모태다. 녹각 사용량 감소와 저가 상품 공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 2006년 합류한 한 대표는 제조 시스템 효율화와 사업 다각화 등으로 지금의 회사를 성장 궤도에 안착시켰다. 지난해부터 ‘미션 컴퍼니’를 회사 비전으로 선언하고 ‘하나님의 사명을 실천하는 기업’으로의 변신에 힘쓰고 있다.

‘바이오계의 플랫폼’을 꿈꾸며

2021년 개명한 바이오닷의 전 사명은 ‘한동허브’다. 아버지 사업을 돕다 2009년 서울 동대문구 서울약령시에서 창업에 나선 한 대표는 전국에 거래처를 개척하며 빠른 속도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2016년엔 회사를 경기도 파주로 이전하고 국내 유일의 ‘녹용 통합 가공 시설’도 마련했다. 해외에서 1차 가공된 건녹용의 품질이 천차만별이라 직접 녹용을 가공해 고른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뉴질랜드와 러시아 녹용 생산지와 직거래도 시작했다.

한동허브로 업계에 이름을 알린 그가 사명을 바꾼 건 혁신과 지속적 경영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회사가 한의약품 업계에 속해있지만 일과 거래 방식은 농축산물 업계와 유사했다”며 “기존 방식으로는 시장을 선도하거나 인재를 영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과감히 사명을 바꿨다”고 했다. 새 사명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연설문에 쓰인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에 착안해 지었다. 그는 “한동허브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경험 삼아 ‘바이오계의 플랫폼’으로 성장하자는 각오에, 제품으로 고객 인생에 점을 찍겠다는 바람을 담아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는 KGC인삼공사와 풀무원, 종근당건강 등 500여 기업과 한의원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한동녹용연구소’란 브랜드도 론칭해 온라인몰에서 직접 고객도 만난다. 공진단 등을 만들 수 있는 체험관을 본사에 마련한 것도 양질의 자사 제품을 고객에게 알리려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다. 이 외에도 천연물 원료 수급 기업 ‘에이치스퀘어홈퍼니’와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 ‘글리스코’를 자회사로 설립해 화장품·펫푸드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회사 직원은 운명공동체

바이오닷의 공식 유튜브와 SNS 계정에는 웹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녹용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회사가 제작한 영상들이다. 그는 “녹용이 ‘만병통치약’인 건 다들 알지만 이를 언제,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라며 “녹용의 과학적 효능과 사용법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해 콘텐츠 제작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현진 대표가 매달 1회 열리는 ‘진지한 응접실’ 프로그램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오닷 제공


이들 콘텐츠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진지한 응접실’이란 사내 활동 영상이다. 진지한 응접실은 회사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2021년 도입한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 프로그램이다. 매달 1회 회사의 목표를 공지하고 직원의 성과를 격려하며 서로의 감사 거리를 나누는 화합의 장이다. 승진식 출정식 등 공식 행사뿐 아니라 윷놀이 등 직원 단합 대회도 이 시간에 연다. 한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를 극복하고자 가인지컨설팅그룹에 자문해 도입한 프로그램”이라며 “사내 문화가 바꿨을 뿐 아니라 ‘OKR 성과 평가 도구’를 활용해 직원들과 같이 회사의 미래를 그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매주 월요일 사내 휴게공간에서 열리는 ‘작은 배 기도모임’ 모습. 바이오닷 제공


팬데믹 전후로 회사 운영에 임하는 그의 자세도 바꿨다. 회사 구성원을 운명공동체로 보고 이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 것이다. 성장과 도전에만 열중하던 한 대표가 청지기로서의 사명감을 깨달은 게 계기다. 그는 “구내식당이 좁은 데도 직원의 불편함을 몰랐는데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오더라”며 “모태신앙이지만 말로만 하나님의 청지기였다는 생각에 반성하고 식당과 휴게공간을 정비했다”고 전했다. 카페처럼 꾸며진 이들 공간은 현재 매주 월요일 열리는 ‘작은 배 기도모임’ 등 여러 사내 모임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문 분야로 세상을 이롭게

자녀 4명을 둔 한 대표는 지난해 1월 2주간 튀르키예로 온 가족이 단기 선교여행을 다녀왔다. 사업과 신앙에 있어 매너리즘에 빠져 고민이던 그에게 이 여행은 긍정적 자극제가 됐다. 한 대표는 “현지에서 리비아 출신 노동자 등과 교류하면서 내 신앙의 현주소를 알게 됐다”고 했다. 또 “기복신앙을 버리면서 기업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닌 하나님의 미션을 잘 감당하는 곳으로 세워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미션 컴퍼니’를 회사 비전으로 선포한 이후 그는 전 직원에게 ‘전문성으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하나님이 각자에게 준 비전에 연결돼 있어야 일터에서의 노력과 도전이 빛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회사를 미션컴퍼니로 일구기 위해 주님 앞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