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인도네시아의 축구 사랑

정승훈 2024. 4. 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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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6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4월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로 23위인 우리에게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지만 인도네시아의 축구 사랑은 엄청나다.

2017∼2018년 한국대표팀을 맡았던 신 감독은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지휘하며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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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논설위원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6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한국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인도네시아는 68년 만의 본선 진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4월 기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로 23위인 우리에게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지만 인도네시아의 축구 사랑은 엄청나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축구를 배드민턴과 더불어 국기(國技)로 여긴다. 2021 U-20 월드컵을 개최하려 했던 것도 축구 사랑이 배경이었다. 인도네시아는 U-20 월드컵 개최지로 확정되자마자 준비에 들어갔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잇따랐다. 코로나로 인해 2023년으로 대회가 연기된 것도 아쉬웠지만, 더 큰 문제는 유럽 예선 결과였다. 이스라엘이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무슬림이 주류인 사회로 일반적인 동남아 국가와는 다르다. 1988년 팔레스타인의 국가 선포 직후 이를 인정하는 등 친(親) 팔레스타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이스라엘이 인도네시아 U-20 월드컵에 참가하게 되자 이를 반대하는 무슬림들의 시위가 확산됐고, 일부 지역 주지사 등은 이스라엘 경기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5년 넘게 경기장 준비와 인프라 확충에 힘썼던 인도네시아 정부는 눈물을 머금은 채 개최를 포기했고 이후 대회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다.

U-20 월드컵 개최가 무산되면서 헛헛해진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준 이가 신태용 감독이다. 2017∼2018년 한국대표팀을 맡았던 신 감독은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지휘하며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베트남에서 신화를 만들었던 박항서 감독처럼 신 감독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내면 동남아에서 ‘K축구감독’ 열풍은 한층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승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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