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엄마에게 태어났지만…'가자의 기적' 나흘을 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 공습에 숨진 팔레스타인 임산부 뱃속에서 기적적으로 태어나 '가자의 기적'으로 불리던 여자 아기가 25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아기의 이름은 '영혼'을 의미하는 '루'였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에미레이트 병원 관계자는 전날 루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간 이 병원의 응급신생아실 책임자 모하마드 살라마 박사가 루를 돌봐왔다.
살라마 박사는 "모든 의사들이 힘을 합쳐 노력했지만, 결국 루는 세상을 떠났다"면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루가 태어날 때부터 호흡기와 면역 체계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도 병원측은 전했다.
루는 지난 21일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임산부의 뱃속에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났다. 이날 루의 아버지 슈크리와 세살배기 언니 말락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응급대원들이 산모를 급히 지역내 쿠웨이트 병원으로 이송했고, 의료진은 응급 수술을 통해 루를 꺼냈다. 임신 30주만에 태어난 루는 몸무게 1.4㎏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의료진이 아기의 입에 공기를 불어넣고 가슴을 두드리는 등 응급조치로 살아났다.
이후 아랍에미리트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옮겨져 인큐베이터에서 지내다, 태어난지 나흘 만에 사망했다. 살라마는 "루의 친할머니는 '아기는 나의 영혼이고 내 아들에 대한 추억'이라며 살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루가 죽은 건 신의 뜻"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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