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없이 日 입국 가능해지나…"한일 출입국 절차 간소화해야"
윤덕민 주일대사는 26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가는 협력관계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윤 대사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상화한 (양국) 관계를 결코 후퇴하지 않는 공고한 협력관계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을 때”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일 대사인 그는 “일본과의 협력이 축소되며 지난 10여 년 사이 양국 간 투자가 3분의1 이하로 떨어지고 교역도 줄었는데, 최근에 한·일 관계가 개선된 것이 5조 달러에 이르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양국 간 경제 협력이 활발해지는 기류에 주목했다. 또 “한·일간 인적 교류가 1000만을 넘어 1200만, 1300만 시대로 가고 있다”며 달라진 한·일 관계를 현지에서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양국 간 출입국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유럽은 이미 내국인으로서 다 왕래하고 있지 않느냐”며 한·일 간에도 유럽의 ‘솅겐 조약’과 같은 절차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럽 29개국이 가입 중인 솅겐 조약은 가입국 국민이 상호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등 출입국 절차를 생략,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한다. ‘한·일판 솅겐 조약’이 가능해진다면, 한국 국민이 주민등록증만 갖고도 일본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재 양국 정부 간에 이런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오랜 저점을 지나 어렵게 개선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양국 간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는 지적이다.
이 당국자는 “(도쿄) 하네다 공항까지 2시간 걸려 와서 하네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1시간씩 걸리고, 김포공항에 와서 김포를 빠져나오는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이런 상황은 막자(는 것)”이라며 “일본 내에서도 상당히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또 “한·일이 역사 문제에선 단호하게 싸우면서도 전반적 교류 협력 관계는 손상을 받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교정상화 60주년이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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