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바이든 맹비난 "임기내내 인터뷰 피했다…위험한 선례"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성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동안 언론사의 질문을 지속적으로 회피해왔다"면서 "이는 후임 대통령에게 위험한 선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NYT의 이번 성명은 같은날 오전 5시,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4명의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NYT가 수년째 불화를 빚어왔다"고 보도한 데 따른 대응이다.
앞서 폴리티코는 백악관과 NYT가 최소 5년간 물밑 긴장 상태를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아서 그레즈 설즈버거 NYT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내내 NYT와 대면 인터뷰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며 사석에서 여러 차례 불만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십년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NYT와 인터뷰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NYT와 잦은 갈등을 빚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재임 기간 NYT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인쇄 매체 기자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단 두 번으로, 그중 한 번은 그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뉴요커의 기자와 한 것이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속적인 인터뷰 거부가 NYT 내부에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로 이어졌고, NYT에 대한 바이든 측의 불만을 키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통령 커뮤니케이션팀은 폴리티코에 NYT 기자들이 자사 매체의 역사·위상·영향력 등에 심취해 일종의 특권의식을 갖고 취재·보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NYT가 그간 바이든 측의 사소한 기사 수정 요청을 거부하거나 고위 당국자가 아니면 만나지 않으려 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과 낙태 문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한 NYT의 보도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이를 지우고 유사성을 부각시켰다고 문제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NYT는 같은날 오후, 반박 성명을 내고 "백악관과 NYT의 긴장 관계는 애초 바이든 대통령의 지나친 질문 회피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NYT는 "주요 언론사의 인터뷰와 질문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피하는 것은 중요한 규범을 훼손함과 동시에, 미래의 대통령에게 조사와 책임을 회피해도 된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은 정부와 대통령을 이해하기 위해, NYT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CNN 등 기타 주요 언론 매체에 의존한다"면서 "바로 이것이 설즈버거 NYT 회장이 백악관에 지속적으로 대면 인터뷰를 촉구한 이유"라고 전했다.
NYT는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NYT의 취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거부한다면, 이는 그의 권리"라면서 "우리는 대통령에 대해 계속해서 공정하게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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