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료의 시대 [신간]
책이 조명하는 시기를 두고서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다만 한국 경제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갖은 노력 끝에 고도 성장을 일군 시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저자인 홍제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성과를 평가하면서도 이를 이끈 경제 관료 역할은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했다고 문제 제기한다. 홍제환 연구위원은 “ ‘한강의 기적’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재 한국 사회가 누리는 경제적 번영의 토대를 이룰 뿐 아니라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를 낳은 요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고도 성장 경험은 계속해서 규명되고 새롭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조명한 책 속 13명의 경제 관료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저자는 이들의 공통점으로 ‘젊음’을 강조한다. 13명 중 9명이 장관직을 역임했는데, 이들이 임명된 시점의 평균 나이는 44.7세다. 심지어 13명 중 한 명인 신현확은 39세에 장관직에 올라 현재까지도 역대 최연소 장관으로 불린다. 또 성장우선주의에 제동을 건 유일무이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또 양윤세는 35세에 국장급 자리에 올라 ‘한국 정부의 대외 창구’로 불리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며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김정렴은 한국은행 과장이던 28세에 통화 개혁 실무를 맡아 전 과정을 주도했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당대 한국 경제 상황과 과제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7호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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