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259>상처의 치료와 자연 치유

이근형 2024. 4. 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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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바깥 부분을 전부 덮고 있는, 살갗이라고도 부르는 피부는 표면적이 1.5~2.0㎡로 우리 몸에서 작은창자 다음으로 넓으며, 무게는 4.5~5kg으로 몸무게의 7% 안팎을 차지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다. 늘 보고 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부드러워 잘 움직이면서도 상당히 질기고 튼튼하여 다치지 않으면 잘 부서지거나 찢어지지 않으며, 기능을 자세히 알아보면 다양한 기능을 매우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신비스러운 기관이다.

우리는 평소에는 피부의 소중함을 과소평가하거나 무관심하기 쉽지만, 피부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비로소 피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데, 피부는 우리 몸을 보호하고, 감각 기능, 체온 조절, 배설, 비타민 D 합성, 다양한 표정, 피부 생태계와 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여느 기관 못지않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피부는 첫째로 우리 몸을 보호한다. 압력과 충격, 마찰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미생물과 자외선과 같은 유해 물질의 침투를 막아주며, 과도한 수분 손실을 막아주고, 방수기능을 수행한다.

피부는 둘째로 물체의 접촉이나 느낌을 통하여 촉각, 압각, 통각, 온각, 냉각과 같은 다양한 감각기능을 수행하고, 셋째로 덥거나 추울 때 혈관의 확장과 수축, 땀의 배출을 통하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넷째로 피지와 땀을 통해 노폐물을 배설하고, 다섯째로 햇빛을 받아 뼈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 D를 만든다.

또한, 얼굴 피부의 색깔이나 변화를 통하여 상대방의 건강이나 마음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하며, 수많은 미생물에게 생태계를 제공하면서 공생관계를 통하여 피부 건강을 지킨다.

피부에 생기는 상처에는 사고로 칼에 베이거나, 긁히거나, 찢어지거나, 송곳에 찔리는 것과 치료를 위하여 수술하거나, 봉합하거나, 꿰맬 때 생기는 상처는 물론, 어떤 이유로든 피부가 손상되는 것은 모두 포함된다.

피부가 손상되면, 생명이 바로 위협받는 경우는 많지 않더라도 피부의 이러한 다양한 기능 수행에 차질이 생겨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피부에 생기는 상처를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나 독성물질이 몸에 들어올 우려가 있으므로 상처를 빨리 복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 참으로 감사하게도 우리 몸에는 피부에 생기는 상처를 효율적으로 자연치유하고, 피부질환을 스스로 치유하는 훌륭하며 경이로운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사람들은 이 경이로운 상처 치유 시스템 덕분에 특별한 노력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가 깨끗이 낫는 경험을 수없이 하게 된다.

피부에 생긴 상처의 자연치유는 지혈, 염증, 성장과 재건, 강화의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피부가 베이거나 긁히거나 구멍이 내 피가 나는 상처가 생기면, 몇 초 또는 몇 분 안에 혈액 세포가 서로 뭉쳐서 응고되어 상처를 보호하고 추가 혈액 손실을 방지하는 지혈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에는 건조되면서 딱지로 변하는 혈소판이라고 불리는 혈액 세포가 관여한다.

이어서 염증 단계에서는 혈관을 통하여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받아 상처를 치유하는데, 이때 대식세포라고 불리는 백혈구가 감염으로부터 상처를 보호하고, 복구 과정을 감독한다.

확산 또는 증식이라고도 부르는 성장과 재건 단계에서는 산소가 풍부한 적혈구의 도움을 받아 콜라젠이 만들어져 조직이 복구되는데, 이 과정에서 때때로 처음에는 붉어졌다가 나중에 흐려지는 흉터가 생기기도 하며, 리모델링이라고도 부르는 강화 단계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조직이 더욱 강해지는데, 이때 상처가 늘어나거나 가렵고 주름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러한 상처의 자연치유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면, 3개월 안에 상처 회복 속도는 외상 전과 거의 비슷해지는데, 상처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혈액의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처 치유가 늦어져 전체 치유 과정을 완료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사고로부터 피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에 피부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뜻하지 않은 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주의하되, 어떤 사고로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이 상처는 자연 치유되어야 낫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자연치유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상처가 너무 크거나 깊거나 뼈나 장기, 혈관이 노출되거나 출혈이 심한 경우처럼 응급실을 방문해야 할 상황이 아닌, 가벼운 피부 상처는 집에서 깨끗한 물이나 순한 비누 또는 식염수로 깨끗이 씻고, 상처 부위에 붕대나 드레싱을 덮어 습도를 유지해 주면, 몸 안의 자연치유 기능에 의해 쉽게 낫는데, 습윤밴드를 사용하면 편리하고, 자연치유력으로 빠르게 나으며,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화상에는 차가운 천을 덮거나 찬물로 헹구되, 물집은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으며, 소독용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는 건강한 조직을 손상해 상처가 아무는 것을 더디게 하고, 흉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상처를 직접 소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어떤 사고로 피부에 상처가 생겼을 때 병원 치료를 받으면, 그 치료가 상처를 낫게 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상처가 낫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연치유 덕분이며, 병원의 치료는 자연치유를 일부 도와주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찢어진 상처를 꿰매는 치료를 받았을 때 자연치유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상처는 아물지 않고, 꿰맨 상태로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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