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구조조정’ 카드가 불러올 나비효과는

유채리 2024. 4. 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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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반등이 요원한 게임사들이 탈출 전략으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권고사직 통보가 불러올 부작용에 우려도 나온다.

구조조정 감행이 게임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학회장은 "게임 산업이 녹록치 않다"며 "전체적으로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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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최소 수십 명 권고사직
“기술 유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쿠키뉴스 자료사진

실적 반등이 요원한 게임사들이 탈출 전략으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권고사직 통보가 불러올 부작용에 우려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엔씨)가 지원 등 비개발 부서를 중심으로 권고사직에 나섰다. 개별적으로 통보되고 있으며 최소 수십 명 규모로 알려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였던 박병무 전 VIG 파트너스 대표가 공동대표로 내정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부터 구조조정이 이뤄질 거라는 예측이 파다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를 맡은 후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내정자 신분으로 참여한 미디어설명회와 주주총회에서도 경영효율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20일 진행한 미디어설명회에서는 인력 감축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미 노력을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수익성 확보라는 재무적 측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경영효율화, 글로벌라이제이션, 데이터작업 프로세스 완비, M&A(인수합병)와 투자를 통한 IP 확보 등 4가지 키워드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가 생존 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이라는 점이 엔씨 구조조정을 통해 드러났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까지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사 모두 실적 부진을 크게 겪고 있다.

단적인 예로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영업익이 75%, 58% 하락했다. 넷마블은 적자 폭이 감소했지만, 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도 경영 효율화가 화두로 올랐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가 지난 17일 타운홀 미팅에서 규모에 비해 팀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한 사실도 알려졌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박효상 기자

게임사 몸집 줄이기는 규모를 가리지 않고 지난해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1월 수십 명을 감원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메타버스 서비스 자회사 컴투스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PC RPG(역할수행게임) ‘소울워커’ 개발사인 라이언게임즈와 ‘드래곤 플라이트’로 유명한 라인게임즈 역시 지난해 직원 수십 명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구조조정 감행이 게임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작 출시 등 실적 상승 요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리포트에서 “엔데믹 전환 이후 국내 게임사 이익창출력 저하 추세가 뚜렷하다”고 지적하며 “사업 축소와 구조조정, 생성형 AI 도입 등을 통한 비용 효율화”를 향후 실적 차별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학회장은 “게임 산업이 녹록치 않다”며 “전체적으로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조조정이 불러올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권고사직 대상자뿐만 아니라 회사에 남아 일하는 다른 직원들에게도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IT 업계, 그 중에서도 게임 업계는 특히 인적 자원이 중요한데, 리소스 유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어렵다고 인지하게 된다.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도 이직할 유인이 된다”고 말했다.

엔씨,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사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김명환 경일대 교수는 “경력직의 대규모 이직으로 신규 인력 유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선순환 구조가 깨지게 된다”고 구조조정의 단점을 지적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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