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아야 진짜 정치” [당선인 인터뷰]

황인성 2024. 4. 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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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기쁨보단 부담감 커…이번 총선은 ‘정권심판’ 선거”
“22대 초반, 밀어붙이는 국회 될 것…정치 본질은 지킬 것”
“정치, ‘미래 세대에게 줄 선물을 만드는 최고의 수단’”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는 22대 총선 경기 안양 동안갑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사진=박효상 기자

“재선 당선이 되고 보니 부담감이 더 큽니다. 초선 땐 기쁨이 훨씬 앞섰는데 말이죠. 미래 세대에 안 부끄러운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22대 국회 개원에 앞서 당선 인사가 한창일 때인 지난 23일, 재선에 성공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구가 아닌 매일 여의도 국회로 출근한다. 최근 당 인선에 따라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라는 직을 맡게 되면서 급히 국회로 돌아와 매일 치열하게 정책 삼매경에 빠졌다.

초선답지 않는 실력으로 21대 국회에서 일 잘하는 국회의원 중 몇 손가락으로 꼽힐 만큼 활약을 보였다. 그러한 능력을 인정해 당도 중책을 맡긴 것이다. 아직 22대 국회가 개원하기 전이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당의 정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할 일을 하고 있다.

실제로 민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20년 첫 국감에서 우리은행 채용 비리를 밝혀냈고,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방부 공익신고자 보호 의무 미준수에 대한 지적, 대기업의 하도급거래 갑질 문제 등 굵직한 이슈를 주도한 실력자다. 또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위원장으로 민생 경제 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특히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을 가능한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고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인물이다. 

쿠키뉴스는 22대 개원에 앞서 재선에 성공한 민병덕 의원과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민 의원과 일문일답.

최근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그는 정책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인터뷰 직전까지도 보좌진과 정책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당선 소감은
▷초선 때는 매우 기뻤는데. 재선은 기쁨의 감정보다는 부담감이 더 크게 와 닿는다. 우선 지역에 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떻게 잘 실천할지 가장 먼저 고민이 된다. 또 국가 전체와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사회가 가진 근본 문제를 어떻게 22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까. 민생 문제가 심각한데 집행 권력이 아닌 야당의 위치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 세 가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선거 당선 인사 도중 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에 임명됐다. 언제 선거 치뤘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완전히 ‘일 모드’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총선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총선 현장에서 느낀 바에 따르면 명백한 정권 심판 선거였다. 지역을 돌다 보면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적극적인 말씀들이 많았다. 사실 정책 선거를 바랐는데 바람 선거가 된 측면도 있다. 총선 슬로건을 ‘우리 동네 국회의원, 일 잘하는 민병덕’ 이렇게 정했다. ‘일 잘하는 것’이 쟁점이 되길 바랐는데 의도대로 되지는 않았다. 지역민들이 ‘네가 뭘 했느냐’고 물으시면 ‘코로나 손실 보장’ 추진 등 참 말씀드릴 게 많았는데 약간 아쉽다. 

-초선답지 않은 뛰어난 실력을 21대에서 보였다. 22대 국회에서 어디서 활약하고 싶나
▷현재 소속된 정무위가 편하고 연속성을 이어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제가 정무위에 특화된 국회의원이 아니다. 변호사 시절 부동산 분야 전문가로 활약했기 때문에 국토위가 어울렸을 수도 있고 지금도 희망한다. 그런데 21대에서 정무위로 가게 됐다. 막상 금융 공부를 하고 매일 경제 신문 경제면을 보다 보니 이제 정무위가 편해졌다. 22대 국회에서 어느 상임위에 배정될지 아직 모르겠다. 당에서 지도부를 맡게 되면 대체로 개인이 희망하는 상임위에 가기보다 가라는 데 간다. 

-22대 국회가 가야할 길은
▷21대 국회가 좋은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전반기에는 180석을 얻었지만 오만 프레임에 걸려 뭔가 자신 있게 하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야당이 돼 거부권에 발목 잡혀 근본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었다. 돌아보면 21대 국회를 특정할 게 별로 없다. 코로나를 극복했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 양극화는 더 심화됐다. 
그런 점에서 22대 국회는 좀 달라질 것이다. 180석을 가지고 뭘 했느냐는 비판이 있음에도 다수 의석을 민주당에 다시 몰아준 것은 성과를 내라는 말씀일 것이다. 정치가 기본적으로 연대와 협력이지만, 대화에 난항을 겪는다면 과감히 밀어붙이는 국회로 가야 한다. 22대 국회 후반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초반은 아마 조율 과정의 국회는 아닐 것 같다.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22대 국회가 돼야 한다. 당장 연금·부동산·안보 등 우리 공동체를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많은데 미뤄뒀다. 세부 내용에서는 정당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큰 방향성과 틀에 대한 동의는 이뤄져야만 한다.

-민주당에 호남 정치가 사라졌다는 말이 있다. 호남 출신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에 있던 이낙연 대표가 조금 더 걸출한 리더였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 당시 친한 분들이 다 이낙연 캠프 쪽에 계셔서 제안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갈 수 없었다. 왜냐면 비전 제시 없이 관계로만 채우려고 했다고 느껴져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호남은 어느 지역보다도 정치의식이 굉장히 높다. 지역만을 생각해 정치인을 뽑지 않고, 우리나라 전체를 생각하고 정치인을 뽑는다. 당장 22대 총선에 당선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80세가 넘으셨지만, 그만큼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당선시킨 것이다. 호남 출신 중에서 가장 비전 제시하고 똑똑하고 추진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코 민주당에서 호남 정치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민병덕 의원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미래 세대에게 물러줘야 할 선물을 만드는 수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제가 정치학과 출신이다. 재수까지 하면서 정치학과에 진학했는데 그 당시에도 정치를 통해 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꿈은 통일이었고, 더 나이를 들어서의 꿈은 우리 사회를 정화시키는 것이었다. 결국 정치는 수단이다. 30년 뒤에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통일된 대한민국, 김구가 꿈꿨던 문화가 매우 훌륭한 그런 공동체 이런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것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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