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겸임시키고 "결과 나쁘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더니, 이제 어떻게 책임질 건가

김정용 기자 2024. 4. 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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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도하 참사'를 겪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2-2로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10-11로 패하며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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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도하 참사'를 겪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책임지겠다며 황 감독의 본업을 사실상 방해한 인물이 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2-2로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10-11로 패하며 탈락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예선을 겸하는 대회다. 아시아에 배정된 올림픽 티켓은 3.5장으로, 4강에 들어야 했다. 한국은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다.


준비 단계부터 예고된 일이다. 황 감독은 2년 전 U23 아시안컵에서 8강 진출에 그치며 이미 이 대회가 쉽지 않다는 걸 체험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 직전에 공석이 된 A대표팀 감독으로 불려가는 바람에 본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황 감독을 A대표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던 정 위원장은 당시 "모든 것에 대해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건지는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걸 수 있는 건 자신의 목, 즉 위원장 자리 정도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올림픽 남자축구는 보통 한국에서 아시안컵보다 중요한 취급을 받고, 더 큰 주목을 받는 메가 이벤트다.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라 볼 수 있다. 고작 월드컵 2차 예선 임시감독을 싼 값에, 가장 편한 감독에게 맡기려다가 메가 이벤트를 등한시한 꼴이 됐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남자축구의 비중과 흥행성이 기존 대회들보다 더 클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와중이었다. 정 위원장이 자리를 내놓든 말든 이 손해를 벌충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한국이 앞선 9회 올림픽 본선에 나간 건 당시 난이도가 더 낮은 덕분이기도 했다. 이번엔 달랐다. 아시아 축구가 상향평준화된데다 황 감독이 이 대회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는 점까지 이미 경험해 본 마당이라 모든 힘을 쏟아 부어도 될까 말까 했다. 이 점을 황 감독 본인이 간파하지 못해 A대표 임시 감독까지 욕심 내고, 정 위원장도 무리한 인물을 1순위로 정했다.


황선홍 남자 축구대표팀 임시감독. 서형권 기자
황선홍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감독 선임과 팀 운영의 첫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역량 파악이다. 축구협회 소속 모든 감독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충분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일반론을 넘어, 황 감독의 U23 아시안컵은 더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했다. 2년 전 이미 이 대회를 쉽게 치를 역량이 없다는 걸 노출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감독 본인과 정 위원장, 나아가 축구협회는 주제파악에 실패한 상태에서 대회를 준비했다. 단순히 한 경기의 전술 패착에서 비롯된 탈락이 아니었다.


정 위원장은 자신의 책임을 운운했지만 실제로는 A대표팀 감독직의 해외 후보들을 면담하러 가는 길에 카타르에 들러 황 감독과 만나고, 대표팀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의 소관인 A대표팀 감독도 아닌데 이미 운명공동체처럼 보이는 행보를 취했다. 개인의 독단적 행동을 넘어 축구협회가 여러모로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걸 보여주는 탈락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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