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떠날라 불안한 환자들…“밤잠 설쳐, 정부는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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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돼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자가면역뇌염 환자 김진화씨(59)는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부산에서 KTX를 타고 왔다. 요즘 예약 날짜가 없어서 병원에서 전화가 오길 기다렸다가 바로 와야 하는 식"이라며 "지방에서는 스테로이드 치료밖에 받을 수 없어 서울대병원에 반드시 와야 한다. 교수님들이 다 휴진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초조한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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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형병원 어수선한 분위기
지방서 올라온 환자들 불만 커져
"아버지는 정신과·신경과·내분비 내과 등 4개 과에서 진료받고, 어머니는 황반변성 증상으로 망막 주사를 처방받고 있다. 두 분 모두 진료에 차질이 생길까 봐 밤잠을 못 이룬다."(세브란스병원 환자 보호자 정모씨)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돼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환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아직 교수들의 집단 이탈은 없으나, 장기화하는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에 환자들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김모씨(64)는 "어머니가 올해로 여든일곱인데 지난 2월에 다리가 아파 예약했던 시술이 계속 연기되다가 얼마 전 취소 연락을 받았다"며 "의사들을 압박할 것만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주일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민모씨(69)는 "다행히도 운이 좋아 연기 없이 수술받았지만, 뇌암을 앓고 있는 지인은 두 달째 수술이 미뤄져 시름시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앞으로도 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하다 보니 교수들 휴진 소식에 우려가 크다. 수술했다고 마냥 안심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병원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환자는 넘쳐났다. 특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환자들의 불만이 컸다. 현재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에서 교수 사직과 관련해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사직서 제출 시기가 다른 탓에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을 떠나는 교수들이 나타날 수 있어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췌장암 환자 보호자 권모씨는 “간단한 조치는 지방에서도 받을 수 있지만, 치료는 여기 서울대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 일정이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자가면역뇌염 환자 김진화씨(59)는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부산에서 KTX를 타고 왔다. 요즘 예약 날짜가 없어서 병원에서 전화가 오길 기다렸다가 바로 와야 하는 식”이라며 “지방에서는 스테로이드 치료밖에 받을 수 없어 서울대병원에 반드시 와야 한다. 교수님들이 다 휴진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초조한 마음을 내비쳤다.
진료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의사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을 찾은 강만구씨(38)는 "2년 전 신장이식 수술을 했는데 외래 진료 날이라 왔다”며 “의료 파업 이후 처음 왔는데 이전보다 사람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벌써 기다린 지 20분 정도 됐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대구에서 심혈관질환을 진단받기 위해 올라온 김호경씨(46)는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했다던데 그냥 싹 다 잘라버렸으면 좋겠다”며 “환자들을 내팽개치면 이미 의료인으로서 윤리를 저버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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