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받는 것 좋아해" 스타는 다르구나…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김도영 "최고의 한 달 행복" [현장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4. 2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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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완성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팀과 팬들을 열광시키고, 즐길 줄 아는 선수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선보이며 13-2 대승에 기여했다. 진기록도 달성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시즌 9홈런-11도루를 빚었다. 4월 한 달 동안 치고 달려 만든 결과다. 이날 홈런을 터트리며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완성했다. 가장 근접했던 기록은 2017년 8월 손아섭(당시 롯데 자이언츠·현 NC 다이노스)의 9홈런-10도루였다.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프로 3년 차인 김도영이 해냈다.

타이거즈 구단 월간 최다 홈런을 살펴보면 한 달에 10홈런을 때려낸 이는 김도영을 비롯해 1983년 5월 김봉연, 1999년 5월 샌더스, 1999년 6월 홍현우, 2010년 8월 김상현, 2020년 10월 최형우뿐이었다. 월간 15홈런은 2010년 8월 김상현만이 이뤄냈다. 더불어 김도영은 2022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쌓았다. 종전 한 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해의 7홈런이었다.

끝이 아니다. 김도영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12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펼쳤다. 리그 역대 4위이자 구단 연속 득점 최다 타이기록이다. 종전 구단 기록은 김선빈이 보유 중이었다. 2018년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12경기 연속 홈을 밟았다.

또한 김도영은 지난 9일 광주 LG 트윈스전부터 이날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도 이어갔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회초 1사 1루서 중견수 뜬공,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상대 선발투수 이종민을 공략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5회초 갈증을 해소했다. 선두타자로 출격한 김도영은 키움의 두 번째 투수 김선기의 초구, 143km/h의 패스트볼을 때려냈다. 중견수 뒤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30m의 솔로 홈런이 됐다. 3-0으로 앞서던 팀에 4-0을 선물했다.

이후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팬들의 환호가 커졌다. 김도영은 타자 일순 후 맞이한 5회초 2사 1, 3루서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8회초 1사 2루서는 키움 구원투수 윤석원을 상대로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기분 좋게 마지막 타석을 장식했다.

김도영의 시즌 성적은 27경기 타율 0.333(111타수 37안타) 10홈런 24타점 26득점 11도루, 장타율 0.676, OPS(출루율+장타율) 1.058이 됐다. 리그 안타 7위, 홈런 공동 2위, 타점 3위, 득점 2위, 장타율 2위, OPS 2위다.

경기 후 김도영은 "최고의 한 달을 보낼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이고 무척 행복하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조금 신경 쓰였다. 빨리 홈런을 쳐야 다음 경기를 편하게 이어 나갈 수 있을 듯했다"며 입을 열었다.

김도영은 "오늘(25일) 계속 욕심을 부려 봤다.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실투가 왔는데 결과를 못 내 많이 아쉬웠다"며 "세 번째 타석에서 또 실투가 들어왔다. 힘을 빼는 대신 오히려 힘차게, 최대한 세게 치자고 생각했다. 운이 좋은 하루였다"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리그 최초 기록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도영은 "솔직히 그렇게 의미 있는 것인진 몰랐다.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선배님들 말로는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을 거라고 한다. 내가 또 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25도루를 쌓으며 도루 능력은 증명했다. 거포 본능을 발휘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한 달간 10홈런이다. 김도영은 "마음을 편하게 먹었더니 결과가 나오는 듯하다. 홈런에 대한 욕심은 정말 없다"며 "난 그저 중장거리 타자라 생각하고 정확히, 강하게 공을 맞히자는 생각만 한다. 운이 좋아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SSG 랜더스 최정이 대기록을 세운 뒤 김도영의 이름이 나오기도 했다. 당일 최정은 시즌 10호 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468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제치고 리그 통산 최다 홈런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역사적인 한 방이었다.

이 홈런볼을 잡은 회사원 강성구 씨는 KIA 팬이다. 강 씨는 "우리 KIA 김도영 선수가 최정 선수를 롤모델로 삼아 홈런을 뻥뻥 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올해 우승은 KIA 타이거즈다"고 힘줘 말했다.

김도영은 "기사 봤다. 최정 선배의 홈런 기록에 내 이름이 언급됐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다"며 "난 (최정 선배와) 스타일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뛰면서 홈런을 많이 치는 스타일이다. 최정 선배보다 더 많이 뛰도록 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홈런 타자인 최정은 올해까지 20시즌 동안 도루 176개를 적립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완성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최원영 기자

향후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김도영은 "이렇게 꾸준히 잘하고 싶고,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래도 야구는 야구인지라 안 될 때도 있을 것 같다. 매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루하루 신중하게 게임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부상 암초만 만나지 않으면 된다. 김도영은 "요즘 더 조심하려 한다. 조금만 불편해도 신경 쓰이는데 경기할 때만큼은 100%로 임하려 한다. 그게 맞다"며 "하루의 에너지를 최대한 뽑아내려 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도영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야구가 내 뜻대로 되는 듯해 행복하다"며 "시즌 초반 주춤해 아쉬웠던 마음들이 다 사라지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관해서는 "좋다.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훨씬 좋아하는 편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고척,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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