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속 주인공이 나였다… AI와 인간, 공존과 파멸의 미래

임세정 2024. 4. 26.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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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건우는 변호사다.

어느 날 재판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소속 법무법인으로부터 "윤밤의라는 이름의 여성이 찾아왔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그러다 우연히 밤의의 소설집에 수록된 '기억의 알리바이'를 읽게 된 건우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액자식 구성이 있는 이 소설은 변호사 건우와 작가 밤의의 이야기, 그리고 인공지능(AI) '레비'와 함께 소설을 쓰는 소설가 건우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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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밤의, 소설가
조광희 지음
문학과지성사, 196쪽, 1만6000원


한건우는 변호사다. 어느 날 재판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소속 법무법인으로부터 “윤밤의라는 이름의 여성이 찾아왔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소설가인 밤의가 건우를 찾아온 이유는 태국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조건과 관련해 조언을 얻기 위해서다.

건우가 밤의의 의뢰를 수락하면서 두 사람은 관계를 이어나간다. 그러다 우연히 밤의의 소설집에 수록된 ‘기억의 알리바이’를 읽게 된 건우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액자식 구성이 있는 이 소설은 변호사 건우와 작가 밤의의 이야기, 그리고 인공지능(AI) ‘레비’와 함께 소설을 쓰는 소설가 건우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작가는 밤의와 건우, 레비의 서사를 차례로 추적하며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그러면서 이미 상용화된 AI가 인간의 삶의 개입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인간의 틈을 비집고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인간이 무너져내리는 광경을 선사한다.

영화사 봄의 대표를 역임하며 ‘해변의 여인’ ‘멋진 하루’ 등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 조광희는 간결한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 반전 있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문화 예술 산업 안에서 시대를 고찰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 온 그의 소설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사회현상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작가의 말에서 조광희는 “시대의 소품처럼 등장시킨 AI가 스스로 이야기의 핵심으로 진격하는 걸 본 것은 각별한 경험이었다. 결국 이 소설은 AI를 통해 인생과 이야기의 아이러니를 다룬 소설이 됐다”고 밝혔다.

조광희는 2010년 ‘창작과비평’에 네 편의 에세이를 차례로 기고하면서 본격적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변호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소설 ‘리셋’과 ‘인간의 법정’을 발표했다. 2000년대 초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자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영화진흥법 제정, 영화 검열 철폐 등에 힘썼다. 한겨레, 경향신문, 씨네21 등에 칼럼을 써 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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