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센터백 1명' 안일했던 스리백, 수비 실책과 충격적 탈락은 '예견된 참사

김희준 기자 2024. 4.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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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는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안일한 스리백 채택으로 인한 수비 실책과 8강 탈락은 예견된 참사였다.

스리백이 수비 안정화가 아닌 수비 불안을 불러왔다.

그러나 지난 경기와 달리 마냥 수비라인을 뒤로 무르지 않는 상황에서 전문 센터백이 부족한 스리백 운용은 모험수에 가까웠고, 전술적으로 인도네시아에 잡아먹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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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승리는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안일한 스리백 채택으로 인한 수비 실책과 8강 탈락은 예견된 참사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2-2로 연장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10-11로 패하며 탈락했다.


이날 황 감독은 일본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과를 냈던 스리백을 다시 가동했다. 명분은 분명했다. 전문 센터백 중 서명관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기에 운용할 수 있는 중앙수비수가 제한적이었다. 변준수와 이재원 조합을 꺼내들 수도 있었지만 황 감독은 조현택을 왼쪽, 변준수를 오른쪽에 두고 이강희를 포어 리베로처럼 두는 전술을 선택했다.


라파엘 스트라윅(인도네시아).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X(구 트위터) 캡처

그러나 이 선택은 완전히 실패했다. 스리백이 수비 안정화가 아닌 수비 불안을 불러왔다. 선제골 장면에서 한국 수비진은 수비 위치 선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위탄 술레이만이 수비진에 둘러싸여 있었음에도 그 공간에 너무 쉽게 공이 투입됐고, 연계도 쉽게 이뤄졌다. 이후 상황에서 라파엘 스트라윅의 슈팅은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빠르게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슈팅 공간을 너무 쉽게 내준 아쉬움은 있었다.


전반 추가시간 나온 실점은 그야말로 수비 실책이었다. 이바르 제너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보낸 롱패스는 평범하게 걷어낼 수 있는 공이었다. 그러나 전문 센터백이 아니었던 조현택과 이강희는 공을 직접 건드리는 대신 공격수의 진로를 막는 선택을 했고, 공이 예상보다 골키퍼와 먼 곳에 떨어지면서 스트라윅이 이를 잡아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황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동진, 홍시후, 이태석을 빼고 이영준, 정상빈, 강상윤을 넣으며 4-2-3-1 전형으로 변화를 줬다. 스리백 운영이 전술적 실수였음을 자인했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전반보다 강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며 인도네시아를 가두고자 했으나 그만큼 우리 수비 진영에 뒷공간이 생겼고, 인도네시아는 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연장 후반 다시 스리백으로 복귀한 한국은 전반에 보인 문제점을 다시 노출했다. 한국은 뒤로 무르는 것을 너무 의식해 인도네시아가 충분히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연장 후반 5분에는 저스틴 허브너가, 연장 후반 9분에는 나탄 추아온이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구사해 득점과 가까운 기회를 맞았다.


황선홍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과로도, 전술적으로 완패였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역습 상황에서 마냥 빠르게 전진하는 게 아닌 정확히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며 효율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반면 한국은 자신이 선 위치만 지키거나 공을 가진 선수를 지나치게 의식해 인도네시아 선수들에게 좋은 공간을 내주기 일쑤였다. 전형을 바꿨지만 인도네시아 공격의 강점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경기 대부분 시간 동안 상대에 주도권을 내줬다.


황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결과를 낸 스리백을 다시금 채택해 4강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지난 경기와 달리 마냥 수비라인을 뒤로 무르지 않는 상황에서 전문 센터백이 부족한 스리백 운용은 모험수에 가까웠고, 전술적으로 인도네시아에 잡아먹히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X(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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