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에 호랑이 셔츠 충격…저커버그가 회색T 버린 이유

전수진 2024. 4.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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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도 재벌가 결혼식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맨 왼쪽). 호랑이 무늬가 선명하다. 맨 오른쪽 빌 게이츠의 점잖은 차림과 대조된다. AP=연합뉴스


옷 고르는 시간도 아까워서 회색 티셔츠만 입는다던 마크 저커버그는 잊자. 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을 거느린 메타의 최고경영자(CEO)인 그의 변신은 무죄다. 그는 최근 티셔츠 위에 은색 목걸이를 두르고 화상 연설을 했고, 인도 재벌가 결혼식에선 갖은 색상의 꽃이 수 놓인 인도 전통 의상을 입었다. 인도 전통 결혼식에 대한 예의라고는 하지만, 결혼식 본식이 아닌 곳에서도 그가 입은 옷엔 호랑이 무늬가 총천연색으로 수놓아져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이를 다룬 기사에 '마크 저커버그의 변신(metamorphosis)'이라는 제목을 달며 "너드(nerdㆍ괴짜)의 전형이었던 저커버그가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저커버그의 패션 변화는 큰 화제다. 그의 은목걸이 연설을 두고서는 "저커버그 본인이 맞는지 목걸이만 쳐다보다 정작 메시지는 놓쳤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라고 한다. NYT는 패션 전문가의 말을 빌려 "보다 민주화된 스타일을 갖게 됐다"고 표현했다.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와 부인 프리실라 챈 박사. 지난달 인도 재벌 결혼식 당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저커버그는 수차례 인터뷰에서 "아침마다 옷을 고르는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아끼고 싶다"며 회색 티셔츠만 고수하는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다. 그 티셔츠는 한 벌에 300달러(약 41만원)하는 명품이긴 했으나, 그의 이 스타일은 저커버그만의 트레이드마크였다.

NYT는 "저커버그는 이제 새롭고 더 느슨해진 스타일을 즐기고 있다"며 "열린 마음을 갖고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미지를 주려고 하는 듯하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창업 초기 회색 티셔츠만 입던 시절의 저커버그는 컴퓨터만 좋아하는 괴짜에, 세상에 불만이 많은 전투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날카로운 이른바 '너드' 시절의 저커버그. 2018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변화의 조짐은 2021년부터였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그는 인스타그램 인수 후 기업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자신의 아바타를 공개했는데, 해골이 그려진 옷에다 우주복까지 있었다. 1984년생으로 올해 마흔인 그가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가족과 지인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변화가 일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는 의사인 중국계 미국인 프리실라 챈 박사와 사이에 딸 셋을 뒀다.

마크 저커버그가 은 목걸이를 착용하고 화상 채팅을 하는 장면 캡처. 출처 뉴욕타임스(NYT)


저커버그는 또 여러 종류의 무예도 취미로 하고 있는데, 상의를 탈의한 채 멍투성이가 된 채 수련하는 사진 올리는 것도 좋아한다. 회색 티셔츠를 안 입는 건 아니지만, 그의 옷장이 다채로워진 것만은 팩트다. NYT는 "저커버그도 드디어 패션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며 "새롭고 더 친근한 저커버그는 새로운 인물로 변신했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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