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도 무심코 베팅… 도박 사범 3명 중 1명이 청소년

이가현 2024. 4. 2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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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최근 실시한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에서 검거된 3명 가운데 1명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에서 적발된 초등학생 2명을 포함한 청소년 118명이 문자메시지로 온 링크를 타고 들어가 도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중 일부는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기도 한다.

부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코딩·서버 관리에 능숙한 청소년 2명이 성인들과 함께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사건을 수사해 16명을 검거하고 청소년 도박 행위자 96명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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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이버 도박 1035명 검거
친구 소개·문자 메시지로 시작해
문화상품권으로 판돈 충전도 가능
게임처럼 접근하기 쉬워 대책 시급


경찰이 최근 실시한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에서 검거된 3명 가운데 1명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2학년생이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1만원을 걸고 도박을 한 사례도 적발됐다. 청소년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듯 손쉽게 사이버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인 데다 청소년 도박은 학교 폭력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10대 도박사범 1035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체 도박사범(2925명)의 35.4%에 달하는 수치다. 청소년 도박사범 대다수는 고등학생(789명)과 중학생(228명)이었다. 초등학생도 2명 포함됐는데, 최연소는 9세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초 초등학생 A군(9)의 휴대전화에 ‘하루를 즐겁게 보내자’라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A군은 메시지에 첨부된 링크를 눌렀다. 연결된 사이트에선 홀짝·사다리·스포츠 결과 맞히기 등 각종 게임 서비스가 제공됐다. A군은 휴대전화로 1만원을 결제하고 게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는 게임이 아닌 도박이었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A군의 부모는 해당 사이트를 신고했다.

A군처럼 이번에 적발된 청소년 1035명 가운데 1012명이 ‘도박 행위자’였다. ‘도박 사이트 운영’ 12명, ‘도박사이트 광고’ 6명, ‘대포물건 제공’ 5명 등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 도박범죄는 또래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도박 사이트 유입경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친구의 소개’(47.9%)였다. ‘문자 메시지’(11.4%)가 그 뒤를 이었다. 단속에서 적발된 초등학생 2명을 포함한 청소년 118명이 문자메시지로 온 링크를 타고 들어가 도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유형으로는 ‘바카라’(41.9%)가 가장 많았다.

경찰은 청소년이 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문제라고 본다. 국수본 관계자는 “실명 명의 계좌 또는 문화상품권만 있으면 간단한 회원 가입 후 도금을 충전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도박을 단순 게임이라고 인식하고 도박 행위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중 일부는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기도 한다. 부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코딩·서버 관리에 능숙한 청소년 2명이 성인들과 함께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사건을 수사해 16명을 검거하고 청소년 도박 행위자 96명을 적발했다. 이들이 송금받은 도박자금은 2억1300만원이다.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청소년 명의 금융계좌 1000여개가 도박자금 관리에 사용된 사례도 발견됐다”며 “학부모들은 내 자녀가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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