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의 뉴스터치] 방시혁 대 민희진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3월 관훈포럼에서 성장률이 둔화한다며 ‘K팝 위기론’을 언급했다. 그는 “BTS가 계속 나오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멀티 레이블(Label)’ 시스템을 소개했다. 자회사인 여러 레이블이 독자 경영을 하되, 성과를 공유하고 건강한 경쟁을 통해 전체 수준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는 2022년 뉴진스를 데뷔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방시혁이 그날 강조한 것은 창의적인 것이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경영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사태는 책임 소재를 떠나 한계를 보여준다.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시도(어도어 독립)가 있었다”며 사임 요구와 함께 감사를 시작하더니 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희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권 찬탈을 의도한 적이 없다. 실적 잘 내는 계열사 대표를 하이브가 찍어 누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이 선보인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고 이 때문에 뉴진스가 피해를 봐서 내부 고발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 80%를 갖고 있다. 이사는 주총에서 언제든 해임할 수 있다. 하지만 임기가 남은 경우엔 정당한 이유가 아니라면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있다. 이대로면 민희진 해임과 소송이 이어질 것이다. 이날 “민희진이 경영 과정에 무속인의 도움을 받았다”는 하이브발 보도까지 나왔다. 결코 건강한 경영은 아니다. 뉴진스는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까. 큰 성공이 분란과 자멸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K팝 산업의 위기다.
김원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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