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학년 차노을’ 1000만 인스타 어른 울린 초딩래퍼

김영광,피디,신은정 2024. 4. 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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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노을군 단독 인터뷰(영상)
아빠 목사가 학교 숙제로 만든
랩 뮤비에 담긴 행복론
‘감동이다’는 댓글 이어져
국민일보 더미션이 만난 차노을군. 김영광 피디

“나는 2학년 차노을, 차미반의 친구. 춤추고 랩 하는걸 좋아하는 친구. 나를 보면 인사를 건네줘 반갑게 인사를 건네줘. 어른들이 자꾸 물어봐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봐. 정말 힘든 질문이야 답이 너무 많아.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꿈도 너무 많아. 나쁜 사람 체포하는 경찰 위용위용 불 끄는 소방관 지금처럼 랩 하는 래퍼 얍 얍 얍 멋진 태권도장 관장. 뭐가 됐든 행복하면 됐지 뭐가 됐든 함께라면 됐지. 사실 내가 진짜 되고 싶은 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SNS 좀 본다는 사람은 다 본 ‘초등학교 2학년 차노을 어린이의 랩’ 영상의 가사다. ‘물어봐’라는 가사를 ‘무더바’로 발음할 정도로 어린 이 초딩 래퍼는 충북 청주의 오송생명교회에서 청년부를 맡은 차성진 목사의 첫째 아들이다. 차 목사는 아들의 학교 숙제를 위해 15분 만에 랩 가사를 쓰고 내친김에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었다. 추억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은 말 그대로 터졌다. 인스타그램 영상 재생수는 1000만회에 달하며 인스타그램 영상에는 55만 개의 ‘하트’가 달렸고, 댓글은 5000개에 달했다. 초딩 래퍼가 부른 이 무해하고 행복한 랩은 네티즌 관심에 힘입어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기에 이른다.

국민일보 더미션도 초딩 래퍼 노을이와 아빠인 차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노을이는 ‘형·누나들이 노을이 랩에 왜 감동하는 것 같냐’는 물음에 “모르겠다”고 천진하게 답했고, 차 목사는 ‘행복을 쫓자’는 당연한 이야기에 울먹하는 사회가 조금 서글프다고 했다.

랩 하는 초딩 아들 차노을 “ 착한 어른 될래요”

가사를 처음 받았을 때 어땠어요?
“저는 쉬울 줄 알았는데 어려웠어요. 랩을 하기도 어려웠는데 녹음할 때 좀 많이 실패했어요.”

실패하면서 좀 어땠어요?
“좀 불안했어요. 제가 실패하니까. 저는 한 번에 하고 싶은데….”

혹시 영상 친구들도 봤나요?
“네, 저희 반도 다 봤어요.”

친구들 반응이 어땠나요? 어떤 말을 해주던가요?
“반응이 좋았어요. ‘영광입니다. 사인해주세요!’ 그랬어요.”

국민일보 더미션이 만난 차노을군. 김영광 피디

혹시 지나가다가 노을이 알아본 경우 있어요?
“조금 있어요. 태권도 검은 띠 누나들이 (랩을) 불러 달라고 해서 불러줬어요. (불러주고 나니 누나들이) 고마워라고 해줬어요.”

노을이 랩 영상을 본 형이랑 누나들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 감동적이다’ 하고 말하는데 왜 그런 거 같아요?
“모르겠어요.”

우리가 보기엔 그 형과 누나들이 노을이가 밝게 랩 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얻은 것 같아요. 그 형, 누나들한테 하고 싶은 말 있을까요?
“형, 누나들 잘 살아! 파이팅!”

노을이는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착한 어른. 나쁘면은 벌 받아서 지옥 갈 수도 있잖아요.”

노을이한테 예수님은 어떤 사람이에요?
“예수님은 사랑이 많으신 분이죠.”

작사한 아빠 차성진 목사 “행복하면 됐지 가사에 감동하는 사회, 슬픈 단상 같아요”

영상이 이렇게 큰 반응을 얻으실지 혹시 아셨을까요?
“저도 무슨 일인가 싶어요. 저도 콘텐츠를 만들고 하다 보니까 어떤 콘텐츠를 만들 때 ‘아 이렇게 되면 좋겠다’라는 꿈을 가지고 만들잖아요. 그런데 이거 같은 경우는 정말 대중적 반응이 올 거라고 기대도 안 하고 만든 영상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이게 뭔가 싶고….”
차노을 아빠인 차성진 목사가 더미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광 피디

주변 반응, 특히나 주변 목사님들 반응은 어떠셨어요?
“카톡이나 전화로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담임 목사님 같은 경우도 너무 기뻐하시고 특히 목사님은 JTBC 뉴스에 나와서 그때 보셨나 봐요. 그거 보고 깜짝 놀라셔서 되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계속 미디어 사역을 해오셨는데 노을이의 영상을 찍으실 때 약간 느낌이 오셨는지요.(차 목사는 기독교 콘텐츠를 제작하는 엠마오연구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전혀요. 애초에 그런 의도로 제작한 게 아니었어요. 학교 제출용으로 만들었으니까요. 나중에 추억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 릴스를 올려보자 한 거예요. 원래 인스타를 잘 안 하고요. 그냥 올린 거라서 지금 상황을 전혀 예상을 못 했어요.”

반응이 뜨겁잖아요. 왜 그런 거로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사실 오히려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당사자들이 되레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추측을 해보자면 제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어떤 음악적인 완성도도 개입이 됐던 것 같아요. 저도 오랫동안 음악을 만들고 했다 보니까 나름 또 신경 쓴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음악적인 완성도도 있는 것 같고 그다음엔 아이여서 그런 거 같습니다. 댓글을 보고 깨달은 건데 메시지적인 측면이 나름의 호소력을 지니지 않았었나 싶네요. 이게 이렇게도 다가가는구나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봤을 땐 행복하고 즐거운 영상이잖아요. 그런데 눈물이 난다는 댓글이 제법 보여요. 왜 그럴까요?
“저도 예상을 못 했는데 마지막 가사인 ‘행복하면 됐지’때문인거 같아요. 그것 때문에 많은 분이 눈물 흘리고 감동받았다라고 하는 것 같아요. 참 그 반응 자체가 사회의 슬픈 단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좀 들었어요. 누가 저한테 ‘노을이가 어떻게 자라면 좋겠어?’ 라고 물었을 때 ‘그런 게 어디 있어. 얘 삶인데…’라고 답하거든요. 가만 생각해보면 부모들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야 라고 말하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행복에 아이를 욱여넣을 때가 많다고 보거든요. 그게 굉장히 많은 불행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항상 집중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가사를 담았어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많은 친구가 그런 존중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우선은 가정에서 부모님이 원하는 행복관에 따라 살아가야 하고 또 공교육 시스템에 들어와서는 학교 시스템이 요구하는, 취업해서는 조직 문화가 요구하는 행복의 길을 걷게 되잖아요. 이 가사를 통해서 ‘아 맞다 나도 내가 행복하는 게 먼저였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돼버렸지?’하는 생각을 하셨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어떤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영상을 보고 ‘울었다’ 혹은 ‘정말 감동적이었다’는 내용이죠. 다들 여러 가지 이유로 당연한 행복의 가치를 다들 못 좇아가고 있구나하는 것을 많이 느꼈죠.”

노을이 랩에서 행복하자는 이야기가 사람들을 울렸듯, 목회에서도 비슷한 것이 필요한 걸까요?

“저는 행복이란 단어를 평소에도 굉장히 많이 쓰거든요. 복음 전체를 행복이란 단어로 포괄하는 걸 좋아해요. ‘복음은 뭐냐? 인간이 행복할 방법이 담긴 이야기다. 인간에게 복음이 왜 필요하냐?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니까. 그래서 하나님 나라는 무엇이냐? 우리가 이 땅에서 혹은 그 땅에서 가장 행복할 방법이 담긴 나라이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합니다.
복음을 떠올릴 때 나를 너무 안 살피고 떠올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복음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분을 높이고 그분을 찬양하고 틀린 말은 아니죠. 일단 복음의 첫 번째 목적은 저는 인간의 행복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로마서 8장 2절을 보면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게 복음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음을 통해서 그 행복을 누려봤더니 너무 좋은 거죠. 그래서 이걸 주신 분한테 경배하고 하는 것인데 때론 복음을 통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의무감만 계속 쌓여가는 거예요. ‘하나님을 경배해야 돼. 봉사해야 돼’ 하는 식으로 돼서 좀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복음은 실제 우리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고 또 하나님은 그의 목적으로 우리한테 복음을 주셨고 그래서 일단은 복음을 내가 먼저 행복으로 습득한 다음에 경배하는 거로 생각해요. 그래서 교회에서라도 이런 행복과 복음을 잘 연결해주면 좋겠어요.”

넌크리스천분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도 있으실까요?
“이번 가사 속 메시지를 계획하고 만들었던 게 아니지만 어떤 궁극적인 메시지와 연결을 시켜보자면 그런 거죠. 인생에서 우린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돈 버는 거고 행복해지고 싶으니까 사랑도 하는 건데 행복이 참 어렵지 않나요? 결국 원인은 두 가지예요. 악함과 죽음 때문이죠. 마침 기독교에서 이 악함과 죽음에 대한 답이 있어요. 이걸 피할 수 있는 답을,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 그 메시지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넌크리스천들에 말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자녀를 몇이나 두셨나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육아관은 무엇인가요?
“노을이랑 둘째 새벽이, 셋째 하루 이렇게 있어요. 결국 제가 가지고 있는 행복관하고 연결되는데 그냥 아이들이 자기 행복을 찾으면 좋겠어요. 자기 삶을 찾았으면 해요. 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해야겠지만 일단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내가 뭘 할 때 행복하지? 내가 뭘 할 때 행복하지 않지?’를 열심히 찾아서 나중에 궁극적으로는 자기의 행복을 찾아가는 그런 삶을 살면 좋겠어요.”

목사님은 지금껏 어떤 사역을 해오셨는지요?
“사실 제 본격적인 사역은 군목 때부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그전에도 사역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너무 미숙할 때여서 제가 27회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해서 3년간 근무했고요. 그다음엔 논산훈련소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1년간 설교 디렉터를 했었고 그다음에는 공군사관학교에서 1년간 생도들을 돌봤었고 지금은 오송생명교회에서 청년부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유튜브를 오랫동안 하고 있고요. 엠마오연구소라는 이름의 유튜브를 하고 있고 또 책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콘텐츠 친화적인 목회를 하시는데 이유가 있으실까요?
“저한테 미디어 사역을 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은 미디어 사역을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말하고 싶은 가치관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전달할까 하다가 미디어를 찾았던 것 같아요. ‘미디어 사역자가 될 거야, 미디어 사역을 할 거야’ 가 아니라 내가 할 말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이 이 말을 어떤 방식으로 했을 때 제일 잘 들을까 고민하다가 미디어 사역을 하게 됐어요.

목사님 기도 제목을 나눠주세요
“일단은 사실 계속 그런 것들을 바라왔거든요. 넌크리스천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목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요. 사실 그게 참 어렵잖아요. 목사가 넌크리스천을 만나는 방법이 어떤 게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작년부터 의도한 것 반, 의도하지 않은 것 반 해서 비슷한 기회가 생겼거든요. MBC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가게 되고 유명한 가수하고 만나게 되고요. ’하나님이 어쩌면 이것도 일환인가요’라고 자꾸 묻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만약에 맞다고 하신다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넌크리스천에 다가갈 방법이 많이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러면서도 두려운 것은 결국 제가 제일 걱정인 것 같아요. 내가 좀 이상하게 마음이 변질되지 않을까, 이런 일을 하면서 여러 상황이 바뀔 텐데 내가 가지고 있는 복음에 대한 가치관 흔들린다거나 아니면 내가 노을이를 대하는 어떤 관점이 좀 왜곡된다거나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복음을 대하는 자세나 우리 아이를 대하는 자세나 지금과 같이 한결같기를 가장 많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행복이에요. 그리고 그 행복을 주기 위해서 예수님이 오셨고 교회를 세우셨어요. 내가 복음을 온전히 알고 있다면 또는 올바른 공동체에 속해 있다면 반드시 거기서부터 인생의 행복이 시작되고 번지게 돼 있습니다. 근데 내가 아직 그걸 느끼고 있지 못한다고 한다면 한번 내가 알고 있는 복음,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를 점검해 보세요.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내게 주겠다는 걸 내가 정말로 누리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어디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할까? 그것을 잊지 않고 항상 그 행복을 신앙의 나침반처럼 생각해서 늘 달려가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영광 피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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