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건강 차별 논란… 저소득 국가 어린이 식품에만 설탕 많이 첨가

이슬비 기자 2024. 4. 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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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가 식품의 당분 함량으로 국가마다 차별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에서는 "네슬레가 저소득 국가에는 1인분에 최대 최대 7.3g의 첨가당(설탕 등 식품 제조 시 첨가되는 당분)이 들어있는 어린이 식품을 팔았지만, 유럽 시장에선 첨가당이 훨씬 더 적거나 전혀 들어있지 않은 어린이 식품을 내놓았다"며 "이런 차별 대우가 가난한 나라에선 어린이 비만이 늘어나게 하고, 어린이 입맛을 어릴 때부터 항구적으로 단 것에 길들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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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코놀핑겐에 위치한 네슬레 공장../사진=조선일보 DB
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가 식품의 당분 함량으로 국가마다 차별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자 나라에는 당분이 적거나 안 들어간 건강한 식품을, 가난한 나라에는 설탕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판매한 식이다.

스위스 시민단체 '공공의 눈'(PE)과 국제어린이식품행동네트워크(IBFAN)는 지난 23일 시장 분석기관 '유로모니터'의 자료를 근거로 네슬레의 건강차별에 관해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네슬레가 저소득 국가에는 1인분에 최대 최대 7.3g의 첨가당(설탕 등 식품 제조 시 첨가되는 당분)이 들어있는 어린이 식품을 팔았지만, 유럽 시장에선 첨가당이 훨씬 더 적거나 전혀 들어있지 않은 어린이 식품을 내놓았다"며 "이런 차별 대우가 가난한 나라에선 어린이 비만이 늘어나게 하고, 어린이 입맛을 어릴 때부터 항구적으로 단 것에 길들게 한다"고 했다.

두 단체는 '세렐락' 시리얼과 '니도' 분유를 예시로 들어 당분을 비교했다. 세렐락은 지난 2022년 중·저소득 국가에서 25억 달러(약 3조 4000억원) 가량 판매된 제품이다. 네슬레는 타이,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 일부 국가에 판매하는 세렐락 1인분에 최대 6g의 첨가당을 넣었다. 필리핀에는 무려 7.3g이 함유돼 있었다. 몇몇 나라에서는 겉표지에 첨가당 성분을 표시하지도 않았다. 반면, 영국, 독일 등에는 첨가당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세렐락을 팔았다.

니도 분유도 세렐락보단 적었지만, 당분 차이가 있었다. 중·저소득 나라에 파는 니도 분유엔 평균 2g의 첨가당이 들어있었는데, 파나마에 파는 니도에는 5.2g의 첨가당이 함유됐다.

공공의 눈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무설탕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 첨가당이 안 들어간 것"이라며 "네슬레가 중·저소득 나라에서 첨가당을 지속해서 넣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어린이들이 첨가당에 과량 노출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몸에 당이 들어오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첨가당은 인슐린이 분비되기도 전에 혈액에 흡수돼 혈당 수치를 급격히 올린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소아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지방세포는 어릴 땐 숫자가 많아지는데, 이렇게 많아진 세포는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식욕을 높여 평생 살이 찐 체질로 살아가게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리 위험도 커진다. 네슬레도 홈페이지에서 "어린 시절 첨가당을 먹지 않는 게 이상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도, 방글라데시 그리고 필리핀 등에서는 네슬레 어린이 식품에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는 어린이 식품에 대한 첨가당 사용 금지 법안이 마침 의회 심사 중이었는데, 해당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라는 압력이 커졌다.

네슬레는 성명을 통해 "나라별 설탕 성분의 함유량 차이는 해당 지역의 규제와 가용성 등 몇 가지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이런 차이가 영·유아 어린이용 다른 제품의 영양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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