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금지법' 서명한 바이든…논란은 계속

뉴욕=권해영 2024. 4. 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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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안에 미 사업권 매각
해야 하는 법 발효
불발 땐 서비스 금지 수순
틱톡 측 즉각 소송전 예고
미 빅테크 반사효과 기대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을 매각하도록 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에 공식 서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선 캠프는 앞으로도 선거 운동에서 틱톡을 계속 사용할 방침이다.

틱톡 금지법이 발효되더라도 법안의 위헌 여부, 사업 인수 주체 등을 놓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반사 효과를 누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서명으로 '틱톡 금지법' 공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 재량으로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시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에 공식 서명하고 공포했다.

틱톡 측은 즉각 소송전을 예고했다. 미 법조계에서 "틱톡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담은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만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며 "사실과 헌법은 우리 편"이라고 했다.

틱톡 금지법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틱톡의 미국 내 사용자가 1억7000만명을 웃돌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법안에 서명하면서 틱톡 금지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선 캠프는 앞으로도 선거 캠페인을 위해 틱톡 계정을 계속 사용할 방침이다. 바이든 캠프는 블룸버그에 "틱톡을 사용하면서 강화된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최대한 많은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틱톡 매각 난항 예상

미국 내 틱톡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룡인 틱톡을 인수할 정도의 현금을 보유한 업체를 찾기 어려워서다. 에드 마키 미 민주당 상원 의원은 "틱톡 매각은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거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틱톡 매각의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중국 정부는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앱들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매각은 기술이전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중국은 틱톡이 미국 업체에 넘어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틱톡의 소중한 알고리즘 및 데이터가 미국 손에 넘어가는 것을 중국 정부가 보고 있을 리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 빅테크 반사효과 관측도

결국 남은 선택지는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 금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틱톡 금지가 현실화된다면 최종 승자는 미 빅테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분석 기관 자료를 인용해 "미국 내 틱톡 서비스가 차단될 경우 메타 플랫폼이 틱톡 광고 수익의 최대 60%를, 유튜브가 25% 가져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각에선 틱톡이 매각되지 못하고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미국 이용자들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은밀히 쓸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사이버 보안 업체 넷블록스의 알프 토커 이사는 "이 경우 미국인 데이터가 다른 나라에 위치한 서버를 통해 (틱톡 측에) 전달되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 더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9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에 대한 안보 지원 예산안에 서명했다. 미 국방부는 즉각 우크라이나에 미사일과 포탄 등 1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동맹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한다"며 "우리는 독재자들이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그들에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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