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우려에 떨어지는 증권사 신용도…"추가 하향 조정도"

송화정 2024. 4. 2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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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증권사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이어져
부동산 PF 우려에 증권사 신용등급 방향성 '부정적' 평가
충당금 적립 여전히 부족하다 지적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증권사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추가로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최근 하나증권의 선·후순위채 장기신용등급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의 등급 전망 변경에 대해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온 기업금융(IB) 부문의 이익창출력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그에 따른 일부 사업 부문 경쟁지위 변화 및 수익기반 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S&P글로벌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인해 증권산업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부정적 등급 전망은 향후 1∼2년 동안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S&P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기업평가가 다올투자증권 기업신용등급(ICR) 및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고, 하이투자증권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다른 증권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충당금 인식으로 수익이 감소하며 다수의 증권사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조정 요인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부동산 PF의 부실을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성을 유지하지 못해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중되는 경우 다른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증권의 경우 하나금융지주를 대주주로 둔 은행계 증권사임에도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는데 우량한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인정되더라도 실질적인 지원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는 경우 신용등급의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보유 부동산 PF의 부실정도 및 증권사의 대응 능력에 따라 신용도 또한 변동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특히 PF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나신평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25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6조3000억원으로 2022년 말 24조9000억원 대비 6% 증가했다. 초대형사, 대형사, 중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국내 부동산 PF 비중은 각각 32%, 38%, 41%에 달했다. 공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이 높아 대형사 대비 양적 부담이 높다"면서 "지방 소재, 중후순위 사업장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점도 우려 요인으로, 부동산 PF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대형사 대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관련 충당금을 지속적으로 적립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 연구원은 "상당수의 증권사가 지난해 4분기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충당금을 기존 계획 대비 추가 적립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전히 충당금의 절대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증권사들의 IB 관련 자산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은 평균적으로 8%에 불과하며 충당금 전액이 부동산 PF에 적립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적립 비율은 약 15% 수준으로 고위험 PF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리스크로 인해 올해 증권사들의 신용도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예리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올해 증권업의 신용등급 방향성은 부정적"이라며 "부동산 PF 관련 추가 손실 부담이 존재하고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가 진행 중인데다 부동산경기 회복이 지연돼 IB 부문의 수수료수익 축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회사의 신용등급과 관련해서는 위탁매매, 자산관리, 금융부문 등에서 발생하는 핵심경상수익으로 국내외 투자자산 관련 손실 및 판관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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