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니푸르주에선 지금 기독교인 말살이 자행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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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니푸르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르셨죠.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고문과 학살, 강간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시신을 훼손한 뒤 거리에 끌고 다니는 일도 빈번해요. 인종 학살을 넘어 기독교인 말살이 (힌두교도들의) 최종 목표입니다."
핍박 대상이 쿠키족을 넘어 마니푸르주 기독교인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모이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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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마니푸르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르셨죠.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고문과 학살, 강간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시신을 훼손한 뒤 거리에 끌고 다니는 일도 빈번해요. 인종 학살을 넘어 기독교인 말살이 (힌두교도들의) 최종 목표입니다.”
지옥 같은 마니푸르주에서 최근 탈출해 방한한 모이(가명·50)씨가 24일 서울 강서구 새영교회에서 힘겹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신상을 익명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신과 가족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어서다.
19세기 말 영국 선교사에 의해 복음을 받은 쿠키족 후손인 모이씨는 현지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모이씨는 한국에서 한동안 지낸 경험이 있는데 이번 방한도 그 시절 만났던 한 지인 초청으로 이뤄졌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동쪽으로 2377㎞ 떨어져 있는 마니푸르주에서는 지난해 5월 이후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한 ‘피의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 주민 66%를 차지하는 힌두교도 메이테이 주민들에게만 정부가 혜택을 주기로 한 뒤 기독교도가 주축인 쿠키족과 힌두교도 간에 촉발된 유혈 충돌이 시간이 지날수록 ‘기독교인 청소’ 양상을 띠며 격화되고 있다.
현재 힌두교도와 기독교인은 남북으로 갈라져 대치하고 있다.
모이씨는 “메이테이 사람들은 자동소총과 풍부한 총알, 폭탄 등으로 전투에 나서고 있다”면서 “반면 쿠키족은 한발씩 총알을 장전할 수 있는 사제 소총으로 맞서다 보니 싸움이 되질 않는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선 교회 350여곳이 불탔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탄 교회 중 30%는 메이테이 기독교인의 예배 공동체라고 한다. 핍박 대상이 쿠키족을 넘어 마니푸르주 기독교인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모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쿠키족이 1차 희생양이지만 결국 마니푸르 전체 기독교인을 추방한 뒤 힌두교도만의 거주지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바로 땅”이라면서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학살이 중단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중에도 모이씨 휴대전화엔 가족들이 메신저로 보낸 전투 영상 알람이 줄을 이었다. 영상 중에는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 등이 담긴 것들도 적지 않았다. 그는 기독교인 난민을 돌보는 게 장기 과제라고 말했다.
모이씨는 “이번 충돌로 7만명 가까운 난민이 발생했는데 이들을 위한 피란민 캠프를 만들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싶다”면서 “모든 게 척박해져 이들을 돕기 위한 장기적인 후원 계획이 없다면 또 다른 아픔과 비극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이씨는 한국교회에 기도를 요청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던 순간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도뿐이었습니다. 언제 공격받을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건 주님께 의지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가족과 신앙 공동체 모두 삼삼오오 모여 기도하고 있을 겁니다. 함께 기도하면 더욱 큰 결실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도 함께 기도해 주세요. 잊지 마세요. 지금도 죽어가는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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