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신' 보야니치가 뒤집은 경기 흐름, 그러나 골 취소가 뼈아팠다

김정용 기자 2024. 4. 2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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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보야니치를 선발 기용하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경기다.

보야니치는 지난해 울산에 합류했지만, 동향의 입단 동기 루빅손이 이적 직후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것과 달리 홍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했다.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남은 K리그1 시즌과 2024-2025 ACL, 그리고 울산에 1년 더 머무르면 나갈 수 있는 클럽월드컵까지 보야니치가 진가를 보여줄 기회는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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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야니치(울산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결과적으로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보야니치를 선발 기용하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경기다.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을 치른 울산이 요코하마마리노스에 2-3 패배를 당했다. 울산은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승부를 연장전과 승부차기로 끌고갔다. 그러나 결국 4PK5로 탈락했다.


전반 초반부터 밀리던 흐름이 연속 3실점으로 이어진 건 미드필더들의 수비 보호가 전혀 안 되기 때문이었다. 축구에서 중앙 공격에 의한 골이 가장 어렵기 마련인데, 요코하마는 전반 13분부터 30분까지 무려 3골을 울산 페널티 지역 가장자리 근처 중앙에서 만들어냈다. 이규성과 마테우스 모두 열심히 뛰어다니긴 했지만, 경기 흐름이 밀리고 한 골을 내준 뒤부터 직접 공을 빼앗으려고 끌려 나갔다가 오히려 가장 치명적인 공간을 비워두기 일쑤였다. 이 공간을 요코하마 선수가 활용했다. 김영권의 수비가 느슨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요코하마 공격이 그를 직접 뚫을 수 있었던 울산 수비 대형에 있었다. 첫 번째 실점은 마테우스가 뒤늦게 달려와 막다 실패했고, 두 번째 실점은 상대의 2선 공격을 황석호가 끌려 나가 막다가 내줬으며, 세 번째 실점은 이규성이 뒤늦게 달려와 막아보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경기장 밖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다 투입된 보야니치는 수비할 때 차분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일부터 시작했다. 김영권과 황석호 앞에서 일차 저지선 역할로 보야니치가 잘 서 있었다. 오히려 상대 공을 빼앗으려 종횡무진 돌아다니던 선발 미드필더 이규성보다 흐름상 더 필요한 플레이였다.


기동력은 다소 떨어져도 공을 잘 찬다고 정평이 난 선수답게 패스 연결이 훌륭했다. 보야니치는 약간 왼쪽에 치우친 자리를 선호하고, 오른쪽은 마테우스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주로 왼쪽 윙어 루빅손에게는 짧은 패스를 주고, 오른쪽 윙어 엄원상에게는 좀 더 긴 패스를 주면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역전의 시발점이 된 퇴장 유도 상황은 보야니치의 두 가지 장점이 동시에 발휘됐다. 요코하마 입장에서 왼쪽을 통해 빌드업할 때, 울산은 오른쪽 측면자원들과 마테우스가 압박하고 있었다. 요코하마가 중앙으로 공을 투입하려 할 때 자리를 지키고 있던 보야니치가 협력수비로 막아낸 뒤 곧바로 공을 몰고 역습에 나섰다. 그리고 보야니치의 스루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가미즈마 다쿠미의 핸드볼로 페널티킥 및 퇴장을 이끌어냈다. 보야니치는 페널티킥까지 차분하게 차 넣었다.


엄원상(울산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테우스(울산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동료의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긴 했지만 골망을 흔들었던 후반 2분 슛도 보야니치의 진가가 빛났다. 보야니치가 차분한 패스로 측면의 설영우에게 공을 배급했고, 설영우가 드리블 후 리턴 패스를 내줬다. 이때 보야니치가 낮고 빠르게 수비수들 사이를 통과하는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토니 크로스의 특기와 비슷하게 낮고 빠른 슛이었다. 이 슛이 애매한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울산이 결승에 갈 수 있었다.


보야니치는 지난해 울산에 합류했지만, 동향의 입단 동기 루빅손이 이적 직후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것과 달리 홍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시즌 도중 박용우가 이탈했는데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출장시간을 늘려가며 경기력이 부쩍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남은 K리그1 시즌과 2024-2025 ACL, 그리고 울산에 1년 더 머무르면 나갈 수 있는 클럽월드컵까지 보야니치가 진가를 보여줄 기회는 많이 남아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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