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순익 강신숙 Sh수협은행장…총자산·실적 역대급 성장시킨 ‘영업의 신’ [CEO 라운지]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4. 4.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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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7억원(세전 3035억원).

Sh수협은행이 올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다. 전년(2048억원) 대비 16%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순익 성장률만 놓고 보면 5대 시중은행보다도 높다. 수익성 지표도 좋다. 예대금리차는 2022년 1.56%에서 지난해 1.69%로 0.13%포인트, 순이자마진(NIM)은 1.45%(2022년)에서 1.57%(2023년)로 0.12%포인트 올랐다.

덕분에 수협중앙회도 덩달아 ‘희색(喜色)’이다. 수협은행이 최근 이사회를 열어 올해 수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명칭 사용료를 전년(400억원)보다 11.5% 늘어난 446억원으로 의결해서다. 명칭 사용료는 ‘수협’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수협은행이 지급하는데 최근 3개년 평균 영업수익의 2.5% 수준에서 결정한다. 여기에 더해 대주주 배당 약 800억원까지 추가하면 중앙회는 본업인 어업인 지원 등에 요긴하게 쓸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호실적 뒤에 수협중앙회 출신으로 수협은행 수장까지 오른 강신숙 은행장(63)이 있다.

지난해 취임한 강 행장은 수협은행의 첫 번째 여성 은행장이자, 역대 두 번째 내부 출신 은행장이다. 1979년 수협은행에 행원으로 첫발을 들인 이후 현재까지 수협에서만 40년 이상을 근무한 ‘수협우먼’이자 ‘샐러리우먼 신화’로 평가받고 있다. 지점장 때부터 두각을 보인 그는 개인고객부장, 심사부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이후 다시 영업 현장으로 복귀해 중부기업금융센터장, 강북광역본부장, 강남광역본부장 이후 수협은행 최초 여성 부행장으로 선임되는 등 화려한 이력을 뽐냈다. 특히 수협은행 내부에서는 첫 여성 책임자에서 은행장에 이르기까지 여성 최초 기록은 모두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이력 덕에 행장 취임 이전부터 그는 ‘준비된 리더’로 주목받았다. 특히 영업 분야에서 발군이었다. 강 행장이 행원 시절 만들어낸 15분기 연속 전국 업적평가 1위는 아직까지도 수협은행 내부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강 행장은 “영업할 때 한 번 본 고객의 얼굴을 잊어버릴까 봐 노트에 고객과의 상담 내용뿐 아니라 인상착의를 기록하고 스케치를 할 정도로 진력을 다했다”고 소개했다. 외부 영업만이 아니다. 내부 소통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수협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이후 중앙회로 넘어가 임원을 역임하며 은행과 중앙회를 모두 경험한 결과다.

이런 장점을 기반으로 행장 취임 후 빠르게 조직을 장악하고 과감하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취임 직후 그는 전국 영업망을 기존 4개의 광역본부에서 영업 강화를 위해 19개 금융본부로 재편하는가 하면 은행장 직속의 미래혁신추진실과 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했다. 비이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수협은행 PB 브랜드인 ‘Sh수퍼골드클럽’을 내놓고 해양관광레저와 관련된 비금융 서비스인 ‘바다Go!’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수협은행을 한 단계 더 레벨업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이외에도 펀드·카드·외환 등 비이자 사업 활성화를 도모한 결과 지난해 수협은행이 올린 세전이익은 3035억원, 이 중 비이자이익은 852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386억원 증가했다.

1961년생/ 연세대 행정학 석사/ 수협은행 오금동지점장/ 수협은행 서초동지점장/ 수협은행 개인고객부장/ 수협은행 심사부장/ 수협은행 중부기업금융센터장/ 수협은행 강북광역금융본부장/ 수협은행 강남광역금융본부장/ 수협은행 부행장/ 수협중앙회 상임이사/ 수협중앙회 상무/ 수협중앙회 금융부문 부대표/ 2022년 수협은행장(현)
국제 신용등급 16년 만에 상향

수협은행은 강 행장 취임 이후 1년 동안 전년 대비 큰 폭의 자산 성장도 일궈냈다. 2022년 총자산(신탁 포함) 61조원이었던 것이 1년 만에 70조원을 넘겼다. 이런 행보에 주목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수협은행 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하고, A1을 부여했다. 수협은행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올라간 것은 무려 16년 만이다. 더불어 국책은행으로서 수협은행 본연의 목적인 어업인 지원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수협은행은 강 행장 취임 첫해 5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산해양 정책자금 공급은 물론 어업인을 위한 다양한 금융·비금융 지원을 실시했다.

은행 관계자는 “어획량 감소와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에 처한 어업인을 지원하기 위해 Sh수산물을좋아海적금, Sh어촌청년을응원海적금 등을 선보였으며, 강 행장이 직접 전국 해안가를 찾아 쓰레기를 줍는 해안가 정화 플로깅 활동과 어촌 지역 기부 활동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외부에서 지적받아온 디지털 전환도 빠른 시간 내 달라진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강 행장 취임 후 2023년을 ‘디지털 전환 원년의 해’로 선포한 수협은행은 조직의 디지털 전환은 어느 한 부서의 업무가 아닌 모든 부서의 참여로 완성될 수 있다는 지론 아래 직접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수협은행 디지털 사업 협의체인 ‘DT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직접 참여하며 뱅킹 플랫폼에서 행내 업무 프로세스 개선까지 모든 부분을 일일이 챙기고 있다.

수협은행 대표 앱인 ‘파트너뱅크’는 강 행장 취임 후 리뉴얼을 통해 ‘확실히 변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Sh모바일인증서(생체 기반 간편인증서)’를 새롭게 탑재했다. 지문 인식이나 핀번호(PIN) 입력만으로 하루 최대 1000만원까지 간편하고 안전하게 이체할 수 있게 했고 ‘안면 인식 시스템’과 AI 기술을 적용한 ‘신분증 OCR(광학문자인식)’ ‘사본 판별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또 주요 고객인 어업인, 중장년층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자식 표현이 많아 난해했던 금융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표기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 썼다.

‘임플로이언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임플로이언서란 직원을 뜻하는 ‘임플로이(employee)’와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합성어다. 강 행장은 취임 후 직원 홍보 모델이자 유튜버인 Sh크리에이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 수산물 알리기’ ‘금융권 취업 정보’ ‘세무 정보’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월 8편의 숏폼 콘텐츠가 올라온다고. 편당 평균 조회 수가 약 50만회에 시청자 대부분이 잘파 세대라 ‘젊은 수협은행’ 이미지를 한껏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지주사 전환·M&A 숙제

물론 수협은행도 숙제는 많다. 우선 강신숙 행장이 취임 당시 외쳤던 ‘지주사 전환’ ‘금융 계열사 인수’ ‘글로벌 진출’ 등의 화두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강 행장 임기가 2년인 만큼 남은 임기 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일본 MUFG은행, 독일 코메르츠은행(Commerz Bank)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 정도가 전부다. 해외 진출 주요 사례로는 미얀마(수협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정도를 들 수 있다.

M&A 관련해서는 웰컴캐피탈 인수를 저울질하다 최종 단계에서 인수 의사를 접었다. 그 밖에 증권, 보험, 자산운용, 캐피털 등 다양한 인수 후보를 물색하고 있지만 수면 위로 올리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지난해 유상증자할 때 수협중앙회가 출자한 금액이 2000억원 정도기 때문에 그 금액대 매물을 찾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지만 수익성을 높일 방안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 총자산에서 비슷한 규모인 JB금융지주(63조원) 당기순이익이 58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강 행장은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원대한 포부로 새롭고 위대한 수협은행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6호 (2024.04.24~2024.04.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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