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바꾼지 2년만에 1군 첫 대포, 키움 주성원의 미소

김효경 2024. 4.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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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홈런 기념구를 들고 미소짓는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주성원. 김효경 기자

2024년 키움 히어로즈는 말 그대로 '영웅'을 키워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 성장하면서도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선 또 한 명의 선수가 작은 결실을 맺었다. 외야수에서 포수로 포지션을 바꿔 6년 만에 첫 홈런을 친 주성원(24)이다.

주성원은 23일 KIA전 0-2로 뒤진 6회 예진원 타석 때 대타로 나와 볼넷을 골랐다. 8회 두 번째 타석에선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1볼-2스트라이크에서 전상현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프로 데뷔 6년 만에 때려낸 첫 홈런.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주성원의 시즌 타율은 0.292(24타수 7안타)가 됐다.

아쉽게도 연장 10회 초 최형우가 결승타를 때려 KIA가 5-2 승리를 거뒀지만, 주성원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칭찬할 만 했다. 팀에서 전략적으로 미래를 보고 기용하는 자원이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한방인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주성원이 8회말 2사 2루에서 동점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2024.4.23/뉴스1

24일 경기에선 9번·우익수로 낙점된 주성원은 박도현 코치의 문구가 씌여진 사인볼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동점 홈런이고, 분위기도 넘어와서 기분이 좋았다. 팀이 져서 아쉽고, 마지막에 찬스 때 좋은 결과를 못 내 아쉽다"고 했다. 이어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팀에서도, 팬에서도 장타에 대해 기대해주시는데 늦게라도 홈런이 나와 기분좋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근력은 우리 팀에서 제일 좋은 선수"라고 했다. 주성원은 "팀에서 나오는 스케줄을 빼먹지 않고 하고 있다. 중간중간에도 부족하거나 힘이 떨어졌다 싶으면 개인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혜성이 형이 우리 팀 최고다. 나보다 스피드, 점프, 단거리 등 모두 못 이긴다. 형을 따라가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주성원이 지금의 탄탄한 몸을 갖추게 된 건 포지션을 바꾸면서부터다. 2019년 개성고를 졸업하고 2차 라운드로 지명될 당시 포수였던 주성원은 상무 전역 이후 외야수로 전향했다. 2022년 퓨처스(2군) 북부리그 홈런왕에 오른 타격 재능을 좀 더 살려보자는 제안을 했고, 주성원도 받아들였다. 지난해 1군 무대도 밟았지만,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피지컬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행에 옮긴 구단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양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선수들에게 강의를 하기도 했다. 주성원은 "야구선수에게 먹는 게 중요하다. 대충 흘려들었던 정보를 전문가로부터 배우면서 확신이 생겼다. 그게 우리 팀의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포수일 땐 체중 관리를 따로 하지 않았다. 둔해지지 않으려고 체지방 관리도 한다. 하다보니 재미도 붙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주성원이 8회말 2사 2루에서 동점 투런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4.4.23/뉴스1

주성원은 초등학교 때부터 간간이 마스크를 쓰다 중학교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포수가 됐다. 10년을 해온 포지션을 바꿔야 했다. 하지만 미련은 가지지 않고 있다. 주성원은 "생각보다 포지션을 바꾸는 게 마음 아프진 않았다. '할만큼 했다.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었다"며 "팀에서 먼저 제안해주셨는데, 저보다 야구를 많이 보고 선수를 많이 본 분들이 판단하신 것.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주성원은 "외야로 전향한 뒤 포수 훈련은 하지 않았다. (이제 포수를 하라면)쉽지 않을 것 같다. 장비도 다 버렸다. 감독님이 바꿀 거면 포수에 대한 미련은 버리라고 해서 외야에만 전념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면 뭐든 된다고 믿는다. 남들보다 늦은만큼 많이 하면 부족한 부분은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가장 부족하다고 여기는 건 역시 수비다. 외야수로 전향한 지 아직 2년 밖에 되지 않아서다. 주성원은 "아직 세세한 부분은 떨어진다. 코치님들과 훈련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 송구는 자신있는데, 항상 송구가 긴 편이라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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