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출생아 2만명 아래로…출산 많은 1분기 중 처음

김민중 2024. 4. 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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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4일 강원 양구군의 한 공공산후조리원에서 직원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출생 절벽이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월간 출생아 수가 1분기 중 처음으로 2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1분기는 출생이 몰리는 시기인데도, 저출생 파고는 피할 수 없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가 전년동월(2만20명)보다 3.3% 감소하며 2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인 1만9362명을 기록했다. 앞서 2월 출생아 수는 2014년 3만6754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하락했다. 2018년(2만7575명) 3만명 선이, 올해는 2만명 선이 무너진 것이다.

김영옥 기자

1년 전체적으로 보면 월간 출생아 수가 2만 명 밑으로 내려간 건 2020년 12월(1만9641명)이 처음이다.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자녀가 또래보다 작은 것을 원하지 않는 부모들의 선호도 때문에 보통 4분기에 출생아 수가 적고, 1분기에 출생아 수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젠 1분기(1·2·3월)에도 2만 명 선을 밑돌아 심각성을 더한다.


앞으로 더 나빠지나…2월 혼인, 코로나19 기간 제외하고 최소치


앞으로도 저출산 현상은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인 혼인 통계도 내리막이라서다. 2월 혼인 건수는 1만6949건으로 전년동월(1만7845건)보다 5%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이던 2021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사상 최소치다.

앞서 1월 혼인 건수(2만8건)가 11.6% 늘어나며 1월 기준으로 2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긴 했다. 2019년 1월(2만1326건) 이후 5년 만에 2만 건을 웃돈 것이기도 하다. 부부 중복 청약이 허용되고 혼인 증여재산 공제가 확대되는 등의 정책이 펼쳐지면서 혼인 신고를 미루는 트렌드가 완화된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진정될 조짐 아니냐는 기대감이 퍼졌다. 그러나 바로 다음 달인 2월 수치가 발표되면서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역대 최저치이자 세계 최저치인 0.72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0.68명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본다. 분기별로 보면 이미 지난해 4분기(0.65명) 0.6명대로 진입했다.

정부는 저출산 심화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출산장려금과 관련해 기업·임직원 모두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도록 추진 중인 게 대표적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정부가 연간 23조원가량을 들여 출생아 1명당 산모 또는 출생아에게 현금을 1억원씩 지원하면 아이를 적극적으로 낳게 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인가” 등을 묻는 대국민 설문조사도 진행 중이다. 2007년 대선 당시 허경영 후보가 결혼수당 1억원과 출산장려금 3000만원 공약을 내놓았다가 실현 가능성 논란이 벌어졌던 게 재조명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그동안의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관련 대책을 전면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효과가 높은 정책은 키우고, 낮은 정책은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식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한편 2월 사망 건수는 2만9977명으로 전년 동월(2만7358명)보다 9.6% 늘어나며 2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고령화 현상 등의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적게 태어나고 많이 사망하면 인구는 준다. 2월 인구가 1만614명 자연 감소했다. 52개월째 인구 자연감소 행진이 이어진 것이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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