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죠, 배터리]"캐즘이 뭐죠"…'전기차 올림픽' 휩쓴 차세대 배터리

이성민 2024. 4.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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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보죠, 배터리'는 차세대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을 들여다보는 연재물입니다. 배터리 제조 생태계를 차지하려는 전 세계 정부·기업의 기민한 움직임과 전략, 갈등 관계를 살펴봅니다. 더 안전하고, 더 멀리 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독자, 투자자들의 곁에서 배터리 산업의 이해를 보태고 돕는 '보조' 기능을 하려고 합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배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기차 학술대회·전시회(EVS37). 9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 '전기차 올림픽'인 만큼, 각국 전기차, 배터리 관계자들로 오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세계 60여개국 1500여명의 전기차 전문가와 글로벌 2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업들도 최첨단 기술을 소개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삼성SDI는 단독 부스를 꾸려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혁신 기술들을 대거 전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 통합 부스 정중앙 한 면을 셀투팩(CTP, Cell To Pack) 설명을 위한 거대한 자동차 모형으로 채웠다.

삼성SDI가 EVS37에서 마련한 부스. 중앙에 전고체 배터리가 전시된 모습이다. [사진=이성민 기자]

46㎜ 원통형 배터리 등 여러 배터리 기술을 선보인 삼성SDI가 내세운 기술은 ▲전고체 배터리 ▲초급속 충전 기술 ▲초장수명 배터리다. 전시장에서 만난 삼성SDI 관계자는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세가지 기술을 전시의 핵심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관심을 끈 기술은 단연 전고체 배터리였다. 관람객들은 부스 한가운데 위치한 'PRiMX'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삼성SDI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수립,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초급속 충전 기술도 이목을 모았다. 삼성SDI 외에도 SK이그넷이나 현대케피코 등이 초고속 충전기를 선보였는데,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를 통해 충전 속도를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초급속 충전 배터리 구조. [사진=이성민 기자]

삼성SDI가 제시한 리튬이온배터리 충전 기술 단축의 핵심은 리튬 이온의 이동 경로 최적화다. 삼성SDI는 음극에 실리콘카본나노복합체(SCN) 소재를 사용, 복잡한 이온 이동 경로를 단순화해 초급속 충전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2026년까지 선보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9년까지 2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초장수명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부반응 감소를 위한 최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균일한 이온·전기 전도성을 위한 배터리 설계를 통해 배터리 수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부스 관계자는 "배터리를 개발할 때 특정 성능에 집중하면 다른 성능이 저하되는 트레이드 오프가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라며 "충전이 빠른 제품, 수명이 긴 제품 등 여러 배터리 선택지를 제공해, 완성차 업체들이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EVS37에서 전시한 셀투팩 모습. [사진=이성민 기자]

올해 EVS37는 '배터리 열폭주'를 전기차 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난제로 제시했다. 배터리 기업들도 열폭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열폭주란 배터리 기본 단위 셀(Cell)이 외부 요인에 의해 온도가 올라 폭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발생한 폭발이 인접한 배터리 셀까지 열폭주를 전이시키는 게 열전이다.

열폭주와 열전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로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셀투팩을 소개했다. 검증된 열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삼성SDI도 외부 충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고열과 가스를 각형 배터리의 장점인 벤트(배출구)로 빠르게 배출해 배터리 간의 열 전파를 최소화하는 열확산 방지 기술을 선보였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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