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렇게 쩝쩝거리지?”… 특정 소리 민감하다면 '뇌' 문제 일 수도?

이슬비 기자 2024. 4. 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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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을 '딸칵딸칵', 시계 초침 '째깍째깍', 밥 먹으며 '쩝쩝'.

의식한 순간부터 누군가 내 귀에 대고 일부러 내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슬리는 소리가 있다.

특정 소리가 고통으로 느껴진다면 '미소포니아(misophonia)'일 수 있다.

미소포니아 환자들은 불쾌감을 일으키는 특정 소리를 타인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낼 때 크게 혐오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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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때 내는 ’쩝쩝‘ 소리 등 특정 소리 듣는 게 고통으로 느껴진다면 ‘미소포니아(misophonia)’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펜을 ‘딸칵딸칵’, 시계 초침 ‘째깍째깍’, 밥 먹으며 ‘쩝쩝’. 의식한 순간부터 누군가 내 귀에 대고 일부러 내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슬리는 소리가 있다. 특정 소리가 고통으로 느껴진다면 ‘미소포니아(misophonia)’일 수 있다. 미소포니아는 과연 어떤 질환일까?

미소포니아는 그리스어로 혐오감을 뜻하는 ‘미소스(misos)’에 소리를 뜻하는 ‘포네(phone)’가 합쳐져 말 그대로 ‘소리에 대한 혐오’라는 뜻이다. 소리 강도와 상관없이 특정 주파수나 상황 속 소리에 혐오감이 생기는 질환이다. 미소포니아가 있으면 불쾌감·혐오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넘어 심한 경우 타인과 만나는 상황을 극도로 회피해 사회생활에 지장이 가거나 홀로 고립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미소포니아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환자들은 특정 소리에 극심한 불안, 극도의 짜증을 넘어선 분노, 공황을 느낀다고 답했다. 일부는 혈압·심박수·체온 증가, 근육긴장, 호흡곤란 등의 신체적인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응답했다.

미소포니아는 귀가 아니라 뇌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다.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본능적인 행동, 정서, 감정을 주재하는 곳인 대뇌변연계와 자율신경계 간 연결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미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미소포니아 환자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법(MRI)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들은 특정 소리를 들었을 때 청각 피질과 운동 조절 부위가 소리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과하게 연결됐다.

미소포니아는 뇌에서 유발되는 문제여서 약물보다는 주로 인지행동 요법으로 치료한다. 치료를 받으면 보통 2~4개월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2년 정도 걸릴 수 있다. 처음에는 혐오감을 느끼는 소리를 최대한 피하고, 이후 약한 자극부터 의도적으로 노출해 적응하는 치료를 받게 된다. 다른 치료법으로는 저주파 소음을 듣다가 전체 주파수 소음(화이트 노이즈)을 듣는 방법이 있다. 보통 미소포니아 환자들은 고주파에 예민해 저주파부터 전체 주파수에 노출되는 훈련을 한다. 소리를 유발하는 행위를 직접 따라 하는 방법도 있다. 미소포니아 환자들은 불쾌감을 일으키는 특정 소리를 타인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낼 때 크게 혐오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점차 소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소리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분노·우울감 등을 느낀다면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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