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일본은 사죄하라" 100차 부산수요시위 외침

김보성 2024. 4.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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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휴, 당연하죠. 또 나와야죠. 일본 정부를 보면 분통이 터져요."

약속된 정오가 되자 부산수요시위 참가자들의 외침은 어김없이 일본영사관을 향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이 주최를 맡아 햇수로 9년, 100번째로 연 수요시위는 지난 2016년 1월 첫날과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한일'위안부'합의에 반발해 부산에서도 수요시위가 시작됐지만, 반성 없는 일본은 역사 부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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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6년부터 햇수로 9년째... 계속되는 과거사 부정에 분노 쏟아낸 여성들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24일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옆에서 100번째 정기 부산수요시위가 열렸다.
ⓒ 김보성
 
"아휴, 당연하죠. 또 나와야죠. 일본 정부를 보면 분통이 터져요."

체감온도가 14도여서 봄날이 무색한 날씨에도 옷깃을 여민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부산시 동구 초량동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일본영사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일본은 사죄, 법적배상 이행하라', '여성들이 수요시위 지켜내자'라고 적힌 손팻말을 손에 꼭 쥔 채였다. 가슴엔 모두 '위안부'피해자를 상징하는 노란 나비를 달았다.

기온 이야기를 꺼내자 이들 중 한 명인 김아무개(52)씨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덥든, 춥든 우린 한 번도 수요시위를 멈춘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해진 날짜가 되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이곳을 찾고 있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외에 부산에서도 매달 마지막 수요일이 되면 수요시위가 개최된다.

소녀상을 지키는 노란 나비들의 100번째 시위

약속된 정오가 되자 부산수요시위 참가자들의 외침은 어김없이 일본영사관을 향했다. 이날은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으로 현장이 북적였다. 부산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선 이들은 "일본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죄하고, 법적배상 이행하라"라고 최대한 목청을 키웠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이 주최를 맡아 햇수로 9년, 100번째로 연 수요시위는 지난 2016년 1월 첫날과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한일'위안부'합의에 반발해 부산에서도 수요시위가 시작됐지만, 반성 없는 일본은 역사 부정을 멈추지 않고 있다.
 
 24일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옆에서 100번째 정기 부산수요시위가 열렸다.
ⓒ 김보성
 
 24일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옆에서 100번째 정기 부산수요시위가 열렸다.
ⓒ 김보성
 
지난 19일 일본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내용의 우익 교과서가 일본 정부 검정을 추가 통과한 데 이어 하루 전엔 일본 여야 의원이 전쟁범죄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석 달 전인 1월엔 도쿄 인근 군마현이 조선인 강제동원 추도비를 일방적으로 철거해 비난을 샀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는 일본 행태를 놓고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함께 준비한 성명서를 낭독한 배은하 부산여성의전화 성가정통합상담소 소장 등은 "일본 정부가 끊임없는 역사 왜곡으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배 소장은 "우리 민족과 인류에게 저지른 전쟁범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하는 것만이 모든 문제의 시작임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우리 정부도 비난을 비껴가지 못했다. 국민적 반대 여론이 일었으나 한일'위안부' 합의는 파기되지 않았고, 관계 개선 시도에도 되레 과거사 악재만 커지고 있다. 그런 탓에 장선화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일본이 뻔뻔하게 나오는 이유를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등에서 찾았다.

최근 소녀상과 강제동원노동자상을 향한 테러 등 훼손 시도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두 조형물은 지난 6일 철거라는 글자가 적힌 검은 봉지가 씌워지는 수난을 겪었다. 장 대표는 "이런 세력들이 망동을 부려도, 테러해도,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는데 일본이 무엇 때문에 먼저 사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이 사태는 부산겨레하나의 고발,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저작권법 위반 고소로 번진 상황이다.  

30분 가까이 진행된 행사의 마지막을 채운 건 서로에 대한 격려였다. 참가자들은 100회라는 빈 글자에 갖고 있던 노란 나비를 부착하는 걸로 행동을 다짐했다. 사회를 본 김정애 부산여성폭력상담소 늘함께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수요시위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모두의 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29일, 다시 이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100차 수요시위를 상징하는 100이라는 숫자를 노란 나비로 채운 것처럼 앞으로 200차, 300차 등 일본이 사죄할 때까지 수요시위를 계속해 나갈 겁니다."
 
 24일 부산시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평화의소녀상 옆에서 100번째 정기 부산수요시위가 열렸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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