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마황'을 야단치나?…"황성빈 선수 잘하고 있어요!" 팬 위로에 벌떡 일어섰다 [부산 인터뷰]

김지수 기자 2024. 4. 2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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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4월 21일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총 3개의 홈런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롯데의 선발 좌익수로 출전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나도 사람인지라 안 좋은 기사를 보면 마음이 아팠는데 팬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은 지난 21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마친 뒤 팬들 앞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황성빈은 21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단 한 개뿐이었단 황성빈의 '홈런쇼'에 롯데는 3연승을 질주했다.

황성빈은 더블헤더 2차전 종료 후 모처럼 홈 경기 공식 수훈 선수로 선정돼 부산 홈 팬들 앞에 섰다. 이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코끝이 짠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황성빈은 23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 앞서 "일요일(4월 21일)에 조금 울컥했는데 선배님들은 내게 '연기가 많이 늘었다'라고 장난을 치셨다"며 "팬들 앞에 섰을 때 순간적으로 감정이 북받쳤다. 나를 많이 도와주셨던 분들도 떠올랐고 내 응원가를 불러주시는 팬들께 너무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4월 21일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총 3개의 홈런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롯데의 선발 좌익수로 출전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은 지난달 중순 정규시즌 개막 후 줄곧 1군 엔트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전의 위치는 아니었지만 승부처에서 투입되는 대주자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 18일 롯데가 8연패를 끊어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황성빈은 "더블헤더에서 3개의 홈런을 친 뒤 들뜨지 않으려고 계속 신경을 썼다. 퇴근할 때는 '세상이 지금 나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3개의 홈런 모두 기분이 좋았지면 팀 승리로 이어진 2차전 홈런이 더 기분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황성빈은 다만 최근 맹활약을 펼치기 전까지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다. 지난달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대주자로 투입돼 1루에서 2루로 뛰려는 제스처를 상대 선발투수 양현종에게 계속 취한 부분이 도발로 비쳐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는 벤치 클리어링도 겪었다. 다행히 양 팀 선수들의 큰 충돌 없이 벤치 클리어링이 마무리됐지만 황성빈에게 상대팀을 자극했다는 비판의 화살이 향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4월 21일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총 3개의 홈런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롯데의 선발 좌익수로 출전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내부에서는 황성빈이 흔들리지 않도록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황성빈은 절실하게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그런 모습들이 나오는 거다.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매 타석 순간마다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감쌌다.

롯데팬들 역시 황성빈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황성빈은 SNS를 통해 팬들에게 격려를 받은 뒤 스스로도 힘을 낼 수 있었다.

황성빈은 "최근에는 기사도 그렇고 나를 비판하는 내용을 보면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라면서도 "나를 응원해 주는 SNS 메시지, 댓글을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다"라고 돌아봤다.

또 "기억에 남는 건 '(황성빈 선수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눈치 보지 말고 뛰어라'라는 메시지였다"며 "어떻게 보면 내게 필요했던 말들이 아닐까 싶은데 정말 크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황성빈은 이와 함께 임훈 롯데 1군 타격코치를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최근 자신의 타격 발전은 임훈 코치의 공이 컸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 지난 4월 21일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총 3개의 홈런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롯데의 선발 좌익수로 출전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은 올 시즌 타율 0.345, 29타수 10안타를 기록 중이다. 아직 많은 타석을 소화한 건 아니지만 타구질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성빈은 지난해까지 배트를 끝까지 힘 있게 돌리기보다 공을 맞추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타구에 힘이 실리지 못했고 타율도 0.212(170타수 36안타)까지 떨어졌다.

황성빈은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며 자신의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타격 후 몸이 1루 쪽으로 쏠리던 습관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유격수, 2루수 키를 넘기는 타구가 생산되기 시작했고 장타력까지 급상승했다.

황성빈은 "임훈 코치님께서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을 바꿔주셨다. 김태형 감독님께는 배트 그립을 잡는 법을 배웠는데 (올 시즌 타격이 달라진)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임훈 코치님께서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방향을 설정해 주셨다. 내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대한 오랫동안 (임훈 코치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나중에 꼭 임훈 코치님과 인터뷰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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